경남 앞바다에 고수온에 따른 적조가 발생해 양식 어류 폐사가 잇따르면서 어가(漁家)에 비상이 걸렸다. 경남의 적조 피해는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양식장 주변에는 '바다의 불청객'인 적조, 즉 검붉은 띠가 넓게 퍼져 있지만 황톳물을 뿌리는 것 말고는 마땅한 대책이 없어 속이 새카많게 타들고 있다.
수산 당국은 지난 27일 적조주의보를 발령했고, 29일 오후 적조 위기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렸다. 지자체 등 당국은 긴급 방제 작업에 나섰다.
29일 오후 현재 경남과 전남 해역에 발생한 적조 현황. 해양수산부는 국립수산과학원이 적조주의보를 발령함에 따라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해양수산부
적조는 유해 조류가 이상 번식해 바닷물 색깔이 적색으로 변색하는 자연 현상이다. 유해 적조 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양식 어류 아가미에 붙어 점액질을 분비, 호흡을 방해하면서 폐사가 발생한다.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지난 7∼8월 호우로 경남 해역이 코클로디니움 성장에 적합한 24∼27도 수온을 유지해 적조가 유입되기 좋은 여건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7일 경남 남해군 고현면에서 중장비로 적조 방제를 위한 황토가 뿌려지는 모습. 남해군
30일 남해군·하동군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두 지역 양식장 17곳에서 참돔, 넙치 등 26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남해군 설천면 7개 어가에서는 26일 양식 어류 7만 8650마리가 폐사했다.
폐사 어류는 대부분 넙치, 감성돔, 숭어, 농어, 참돔으로, 남해군은 이중 넙치 4만 5000마리가 적조 때문에 죽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어민들은 배를 드러낸 채 양식장에 떠 있는 죽은 물고기를 퍼내는 작업만 하고 있다.
이날 하동~남해 해역엔 유해 적조 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mL당 150~3000개가 나왔다.
이에 수과원은 정밀조사를 거쳐 다음 날인 27일 남해·하동·사천·고성 등 경남 서부 남해 앞바다에 적조주의보(mL당 100개체 이상)를 발령했다.
같은 날 고성·통영·거제 등 경남 중부 앞바다에도 적조 예비특보(10개체 이상)를 발표했다.
또 28일 하동군 금남면의 한 해상 가두리 양식장 에서도 숭어 3800마리가 폐사했다.
수과원은 29일 오후 경남 중부 앞바다와 사천·강진만 해역에 적조주의보를 추가로 발령했다.
경남의 적조 피해는 6년 만이다.
2019년 적조로 양식 어류 200여만 마리가 폐사해 36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이후 5년(2020~2024년) 동안 피해가 없었다.
특히 이번 적조는 연안에서 발생해 먼 바다로 확산하고 있어 주로 연안에 위치한 양식장에서 선제적인 차단이 어렵다.
지난 27일 통영시에 적조 방제장비인 황토 살포기를 시연하는 모습. 경남도
자치단체들은 황토 6만t을 뿌리며 적조를 가라앉히고 있지만, 문제는 바다 수온이 적조 확산에 맞는 24~27도를 유지하고 있어 방제에 큰 어려움을 격고 있다.
경남도는 대용량 황토 살포기 등 방제 장비 20대와 황토 6만 2000t을 동원에 뿌리고 있다.
한편 지난 27일 경남 서부 남해안에 처음 내려진 적조주의보는 경남 중부 앞바다와 전남 동부 앞바다로 확대 발령됐다.
해양수산부는 29일 오후 적조 위기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다음 주 비가 예상돼 영양염류가 바다에 유입되고, 남풍이 불어 연안에 적조생물이 집적 되면서 적조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