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3일은 24절기 중 추분(秋分)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날이지요. 길기만 하던 여름의 낮 시간이 짧아진다는 말로, 낮 동안 자란 곡식과 과일 등이 익어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잘 익은 사과나 배, 토실토실한 밤도 볼만 하지만, 여름의 녹색 벼논이 누렇게 변해 가는 풍경이 제일 볼만 합니다. 이를 '황금 들판'이라고 하지요.
나락(벼의 경상도 사투리)이 익어가는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 그리고 지난 7월 극한 호우에 침수됐던 사봉면 마성마을의 들녘을 둘러봤습니다.
말 그대로 들녘은 '하늘은 높고 말은 살 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넉넉한 초가을이 완연했습니다.
▶진성면 구천리 들녘
친환경으로 벼농사를 짓는 구천마을 들은 말 그대로 황금빛을 띠고 있습니다.
들이 넓지 않아 청정 지역이어선지 익어가는 색깔도 선명해 보입니다.
푸른 하늘의 뭉개구름과 황금색으로 물들어가는 벼논 모습. 주변 야산이 이들 가운데 자리해 조화롭고도 아늑하고, 또는 풍요롭게 다가서는 가을 농촌의 풍경이다.
▶사봉면 마성리 들녘
마성 들은 지난 7월 19일 내린 극한 호우로 침수돼 들판이 온통 물바다가 됐던 곳입니다.
흙탕물이 잠겼던 탓인지 병해충의 영향을 받은 듯 구천 들녘보다 황금색이 덜합니다. 달리 마성 들판은 넓어 인근 다른 지역보다 모내기가 다소 늦은 편이어서 추수도 늦는데 이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한여름 극한 호우에 '침수 생채기'를 경험한 마성 들녘 모습. 계절의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어느듯 벼는 익어가고 있다. 벼논의 색이 선명하지 못하고 탁해 보이는 것은 침수 영향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