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 화재로 정부 주요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주말인 27일 전국적인 혼란이 일어났다. 온라인 민원 발급 사이트인 ‘정부24′는 물론, 우체국 금융 기능까지 정지됐다.
정부 발급 서류가 필요한 부동산 거래는 스톱됐고, 모바일 신분증도 먹통이 돼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못하기도 했다. 주말이라 혼란이 덜하지만 당장 월요일부터 혼란과 함께 각종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
27일 행정안전부와 SNS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중단된 정부 온라인 서비스는 총 7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정부 24 등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행정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 전산실 화재 현장에 소방차가 출동해 있다. 엑스(X)
가장 큰 혼란은 우체국 업무다. 금융과 우편 업무가 올스톱 됐다.
우체국 금융의 경우 ▲돈 입출금 및 이체 ▲ATM 이용 ▲보험료 납부 및 지급 등 모든 서비스가 중지됐다.
우정사업본부는 빠른 회선 연결로 회선을 연결한다는 방침이지만 일시를 단정할 수 없다.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열기가 빠지지 않아 복구 작업에 착수하지 못했고, 우체국 등 주요 서비스도 안전 점검 후 재가동 여부를 확인해야 해 섣불리 (복구) 시점을 말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라고 했다.
우체국 보험설계사들은 내부망에 접속해 계약서를 다운받아 계약한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우체국 택배 온라인 기능도 멈춰서 추석을 앞둔 물류 대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 부처 홈페이지 접속과 일부 지자체 온라인 민원 사이트 간편 인증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모바일 신분증 사용도 불가능해 비행기·여객선 탑승, 병원 진료를 받지 못했다. 공직자 이메일 발송 시스템도 정지돼 공직자 공인인증서 로그인 접속도 어려웠다.
한 우체국 우편 이용자는 월요일까지 등기를 제출해야 하는데 대면 제출하러 가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우체국 택배를 보냈는데 제대로 도착할지 걱정이라는 시민도 있었다.
등초본 등 증명서류를 발급하는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은행 대출용 등본과 초본을 뽑지 못해 대출을 받지 못할까 태산과 같은 걱정을 하는 이도 있었다.
법원 전자소송 포털과 인터넷등기소 홈페이지에는 ‘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일부 서비스 불가’ 안내문이 공지돼 월요일 창구 혼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자소송 포털은 각급 법원이 운영하는 온라인 소송 플랫폼이다. 현재 이용 불가 서비스는 내·외국인 실명확인, 주민등록정보 등·초본 연계, 등록면허세 납부조회 등이다.
법원의 인터넷등기소에서도 부동산 열람·발급, 토지 이용계획 조회, 전자 신청 시 도로명 주소 검색 연계 등의 서비스는 멈췄다.
한편 행안부는 이날 ‘행정정보시스템 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고 위기상황대응본부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전환 가동했다.
전산 재난으로 중대본이 가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