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발언' 비난에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24일 저녁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를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이 차관은 취임 넉 달 만에 경질 수순을 밟는다

이상경 차관은 최근 "돈이 쌓이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라고 발언했는데, 자신의 배우자가 갭투자로 집을 매입한 사실이 확인돼 비난이 거셌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집값 떨어지면 집사라'라고 했던 본인 발언과 배우자의 아파트 갭투자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유튜브 갈무리

이 차관은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인 지난 19일 유튜브채널 '부읽남TV' 출연해 "나중에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 만약 집값이 지금 수준으로 유지되면 소득이 오르고 자산이 쌓인 뒤 향후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발언 이후 이 차관 배우자의 과거 아파트 매입 사실이 드러났다.

이 차관의 배우자는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면적 117㎡ 아파트를 33억 5000만 원에 사들이고, 3개월 뒤 다른 아파트를 14억 8000만 원에 전세계약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12월 잔금을 치르기 전에 전세계약을 해 '갭투자'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고,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도 "최근 이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당의 최고위원이자 국토위원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이에 이 차관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이 아닌 국토부 유튜브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 고위 공직자로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는 국민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저의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는 한참 못 미쳤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고 사과했다.

한편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뒤 "지금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야 할 주무 차관인데 사퇴시킬 수는 없다. 정책 효과를 더 내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현실과 동떨어진 입장 표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