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산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로 이어지는 금정산이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부산시는 31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이 주재한 제144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및 공원계획 결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정산은 우리나라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최종 지정됐다. 금정산은 강원 태백산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다.

금정산 정상과 능선 모습. 부산시

금정산 지정은 지난 1987년 소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37년 만에 보호지역이 아닌 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사례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타당성조사(2020~2021년)에 따르면 금정산은 비보호지역이지만, 자연생태와 역사문화, 경관적 측면에서 국립공원 지정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멸종위기종 14종을 포함한 1782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자연경관 71곳과 문화자원 127점이 분포하는 등 국립공원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문화자원 수는 전국 국립공원 중 최고 수준이며, 연간 312만 명의 탐방객 수도 국립공원에서 5위 수준이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논의는 2005년 시민사회에서 처음 제기된 이후 2014년 10만 명 서명운동으로 지정 여론이 확산됐다. 이어 2019년 6월 시가 환경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본격화됐다.

금정산국립공원시민추진본부와 금정산국립공원지정시민네트워크 등 80여 곳의 시민단체가 시민운동을 오랜 기간 전개해 왔다.

금정산 모습. 부산시

하지만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 과정은 험난했다.

높은 사유지 비율과 복잡한 이해관계 등의 난제로 수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범어사와 금정산국립공원추진본부, 부산시 등이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동의 및 상생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

이번 지정으로 금정산은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부산’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국내외에 알리고, 부산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은 시민의 염원과 공공부문의 꾸준한 추진, 지역사회의 헌신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며 “관계 기관과 협력해 탐방로 정비와 문화유산 복원, 생태계 보전, 주민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