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기업에 인공지능(AI)용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한다.

이로써 한국의 AI 개발과 제조업의 AI 전환(AX)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열리고 있는 경북 경주시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에 엔비디아 '블랙웰'을 총 26만 장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블랙웰'

블랙웰은 현재 엔비디아가 판매 중인 최신 GPU로 세계적인 'AI 붐으로 수요가 폭증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 탑재 AI 가속기는 세계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공급하는 GPU 26만 장은 현재 한국에 있는 엔비디아 GPU(4만 5000개)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최신 GPU인 ‘블랙웰 B200'이 개당 3만~4만 달러임을 고려하면 약 78억~104억 달러(약 14조 8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26만 장 공급분 가운데 정부 몫은 5만 장으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및 AI 인프라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GPU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대학, 연구 기관, 스타트업이 AI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챗GPT, 제미나이와 같은 생성형 AI 등 모든 AI의 가장 기본이 되는 시스템으로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차그룹은 각 5만 장, 네이버는 6만 장을 받는다.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의 GPU로 'AI 팩토리'를 구축해 제조업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