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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55조원에 트위터 인수…어떻게 바뀔까?

머스크 “언론 자유 위해 트위터 인수”
퇴출 당한 트럼프 트위터 복귀 관심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4.26 15:43 | 최종 수정 2022.04.27 20:10 의견 0

세계 최고 부호인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했다.

트위터는 지난 2006년 창업 이래 세계적으로 3억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의 인수를 두고 일각에서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위터 이사회와 머스크는 25일(현지 시각) 머스크가 주당 54.2달러씩 총 440억달러(약 55조1100억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부터 트위터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9%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가 지난 14일 인수 의사를 밝히자 적대적 인수합병의 방어 장치인 '포이즌필'을 쓰겠다며 맞섰다. 그의 자산이 2700억달러(약 337조원)로 추산되지만 대부분 테슬라 등의 주식이어서 동원이 어렵고 진의도 불분명 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머스크는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등을 끼고 거액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으로 주요 주주들을 설득에 나섰다.

머스크는 협상 타결 후 보도자료에서 “자유 언론은 민주주의 작동의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을 토론하는 디지털 광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소 “언론 자유 지상론자”라고 주장하며 트위터가 언론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또 새 기능을 도입하고 알고리즘을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앞서 매출에서 광고 비중을 크게 줄이고 편집 기능 등 부가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머스크는 그동안 트위터로 논란이 많은 메시지들을 전파해 그가 말하는 ‘언론 자유’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머스크는 8300만 팔로어를 거느린 ‘파워 트위터리언’이다. 트위터는 그에게 사업에 이용하고 정치적 견해를 표출하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그는 지난 2018년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했다가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증권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고 벌금을 냈다. 당시 증권거래위는 부적절한 글이 잇따른다며 그와 트위터 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합의하기도 했다.

그는 1월 트위터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젖은 양말 인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머스크가 '언론자유'를 위해 계정의 일시중단이나 영구정지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극우 성향의 활동을 장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1월 의사당 난동을 부추겨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퇴출 당했다.

하지만 그는 CNBC에 "정지된 계정이 살아나더라도 트위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창업한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남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2024년 대권 재도전을 노리는 그가 8800만 팔로어를 거느리며 영향력을 행사하던 트위터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들이자 미디어 업체를 대거 사들이며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한 보수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에 비유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머스크 인수후 트위터는 '더 많은 자유와 더 적은 민주주의'라는 역설적인 비전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도 "억만장자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권력을 축적하고 있다. 이 거래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위험이 된다"고 비판했다.

백악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이나 소셜미디어 지배구조와 관련해 이번 협상을 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젠 사키 대변인은 "누가 트위터를 소유하거나 운영하든 대통령은 대형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우리 일상 생활에 대해 가지는 힘을 오랫동안 우려해왔다"며 "기술 플랫폼들은 그들이 유발하는 피해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소셜미디어의 '진보 편향'을 비판하는 공화당은 반기는 분위기다. 짐 조던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자유 언론이 돌아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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