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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유레카!] 오늘만은 동심 가득···잊었던 어린이날의 유래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5.05 08:55 | 최종 수정 2022.05.06 21:17 의견 0

오늘은 100번째 맞는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이날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요. 무럭무럭 씩씩하게 자라서 '100세 어린이'가 됐습니다.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동심(童心)은 우리의 마음 속을 순수하게 지배합니다. 싸움을 시킨다면 총칼이 어디 동심을 이기겠습니까?

날이 날이니 만큼 먼저 동요 두개 불러보시지요.

20대 젊은이나 90대 어르신이나 부르면 티끌 하나 없이 맑아지는 동요입니다. 젖내 나던 꼬맹이 시절도 새록새록해질겁니다.

윤석중 선생은 평생 1300편의 시를 짓고, 이 가운데 800여편이 노랫말(시어·가사)로 불렸다고 합니다. 애가 태어나 처음 배우는 ‘짝짜꿍’과 초등학교 졸업식 때면 부르는 '졸업식 노래'도 윤석중 선생이 지은 노랫말입니다.

요즘 이런 저런 어린이날 신식 동요가 많지만 간단하고도 울림을 주는 동심의 노래는 찾기 어렵습니다. 담백하지만 동심의 순수함이 가득합니다.

네이버 '디지털랩'의 최근 1개월 간 '어린이날' 조회(검색)를 살펴보니 60대와 여성이 많이 봤습니다. 60대 여성들이 꽃같이 아름답던 20~30대 젊은 시절 말고도 10대 때가 더 많이 그립나 봅니다. 40대도 60대와 엇비슷하게 많은데 어린 자식 때문인가 싶네요.

나 들면 어려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할머니가 어린 손주를 키우는 것과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린이날의 의미를 보니 '어린이들이 올바르고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고, 어린이에 대한 애호 사상을 앙양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라고 돼 있습니다.

방정환(方定煥) 선생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돼 1923년 이날을 ‘어린이날’로 정했다고 합니다. 1919년의 3·1독립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했다고 하네요.

어린이날 첫 번째 행사는 1923년 5월 1일 열렸는데 이날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라고 당부했답니다. 어린이를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해 줄 것을 부탁한 것입니다.

첫 번째 어린이날의 구호는 "씩씩하고 참된 소년이 됩시다. 그리고 늘 서로 사랑하며 도와갑시다"였습니다.

이어 몇년 뒤인 1927년에는 어린이날을 5월 첫째 일요일로 변경했습니다.

지금의 5월 5일 어린이날은 1945년 광복 이후에 정해졌습니다. 1961년 제정·공포된 '아동복지법'에서 어린이날을 5월 5일로 했지요.

이후 1973년에 기념일로 지정 했다가 1975년부터는 공휴일로 제정했습니다.

이날에는 어린이와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보통 '어린이 큰잔치'로 이름을 붙이지요.

참고로 전국에서 많은 행사가 열리는데 기념식에선 '대한민국어린이헌장'을 낭독하고 착한 어린이·청소년을 시상하고 그런답니다.

옛날에는 대통령도 행사에 나와 축하해주곤 했습니다. 요즘은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합니다.

중년 분들에겐 서울 남산에 있던 '어린이회관'이 기억날 겁니다. 어린이들의 상징인 건물이었지요. 지난 1974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으로 옮겼습니다.

청보리밭의 5월의 동심. 경남 함양군 제공

오늘은 우리들 세상. 경남 함양군 제공

어린이체육대회, 웅변대회, 글짓기대회, 가장행렬, 묘기시범, 밤불꽃놀이, 어린이 큰잔치 등이 열립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엔 초등학교 가을운동회를 이맘 때로 옮겨 하는 학교가 많았습니다. 아직 코로나가 남아 있어 내년에는 볼 수 있겠네요.

나라의 미래 동량(棟樑·기둥과 들보)이 될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따뜻한 사랑 속에서 바르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북돋우는 행사들이지요.

이와 함께 소외된 불우한 어린이들이 긍지와 자신감을 갖도록 격려합니다. 요즘엔 이러한 행사가 더 많아졌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무거운 짐을 내리고, 찌든 때도 싹 씻어내립시다.

그리고 열살 애가 돼 보는 겁니다. 미운 다섯 살이면 어떻습니까. 그까이 거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개폼 다 때려 치우고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겁니다.

유독 60대 여성분들만 동심이 그리운 게 아닙니다. "너만 그립냐? 나도 그립습니다"

◇ 윤석중 선생의 노랫말(가사) 동요 몇 곡을 더 소개합니다.


1. 새신을 신고/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새신)

1. 무엇이 무엇이 똑같은가/젓가락 두 짝이 똑같아요(똑같아요)

1. 나란히/나란히/나란히/밥상위에 젓가락이/나란히 나란히 나란히(나란히 나란히)

1. 얘들아 나오너라 달 따러 가자/장대들고 망태 메고 뒷동산으로(달 따러 가자)

1.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우산 셋)

1. 기찻길 옆 오막살이/아기 아기 잘도 잘다(기찻길 옆)

1. 아버지는 나귀타고 장에 가시고/할머니는 건넛마을 아저씨 댁에(집보는 아기)

1.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퐁당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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