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0.25%p↑…사상 첫 4회 연속 인상, 총 2.5%로
뛰는 물가·환율 방어…2.25→2.50%, 미국과 같아져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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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5 14:23 | 최종 수정 2022.08.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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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와 원-달러 환율 등을 감안해 사상 처음 4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금리이며,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정하는 기준 역할을 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년 새 2%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에 각각 0.25%포인트, 7월에는 0.5%포인트(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등 6차례 인상됐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지속 인상하는 것은 물가 오름세가 가파르고, 미국(세계 기축통화 달러)과의 금리차가 역전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 물가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이는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간의 예상 물가상승률을 재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8월에 4.3%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 7월(4.7%)보다는 다소 낮지만 여전히 4%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으면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거시적 측면에서는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었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도 인상의 주요 배경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한 뒤 미국의 기준금리(2.5%)는 한국(2.25%)보다 높아져 있었다.
세계 기축통화엔 미국 달러의 기준금리가 인상돼 환율 격차가 커지면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원화 가치 약세로 곡물과 원자재 등 수입 물가가 오르게 된다. 오른 수입물가는 고스란히 국내 물가에 반영되고,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래이션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연준은 지난 7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통화 긴축 의지를 재확인해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2008년) 이후 가장 높은 1345.5원까지 뛰었다.
따라서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한국과 미국이 기준근리 2.5%로 같아졌지만, 다음 달 연준이 최소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 뒤집힐 우려가 크다.
하지만 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가면 돈을 빌려 쓰는 기업들이 곧바로 어려움에 닥치고, 이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우려가 커 한번에 큰폭(0.5~0.75%포인트)으로 인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의 큰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