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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주인찾기 기대"···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한 입장 밝혀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9.20 09:18 | 최종 수정 2022.09.20 14:05 의견 0

경남 거제시가 20일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이 올해 초 EU(유럽연합)의 불승인 결정으로 실패한 이후 최근 분리 매각, 해외 매각이 이슈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특수선과 상선 부문의 분리․해외매각이 이슈화되고 있고, 노조에서도 토론회 등을 통해 이를 다루고 있다.

지난주 강석훈 산업은행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상선부문만 분리해 해외에 매각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매각 방식이나 가격보다는 속도, 즉 빠른 매각을 강조했다.

거제시는 입장문에서 기술력의 해외유출이 있어서는 안 되고, 매각절차에 당사자의 참여를 통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며,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협력사 및 기자재업체 등 조선산업 생태계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 등을 피력했다.

대우해양조선 전경. 대우조선해양 제공

■ 다음은 거제시의 입장문 전문이다.

거제시는 대우조선해양의 제대로 된 주인찾기를 기대한다

2019년 1월 산업은행의 일방적인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 이후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절차는 올해 초 EU의 불승인 결정으로 3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혼란과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 우리 거제시와 시민들은 그와 같은 과오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원한다.

우리는 대우조선의 기업가치를 올바로 담아내고 경영정상화와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경영주체, 제대로 된 주인찾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반드시 필요하고 고려해야 되는 것들이 있다.

첫째, 기술력의 해외 유출은 절대 안 된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과 상선’ 분리․해외 매각 이슈로 인해 지역사회에 다시 한 번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던 중,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상선부문만 분리해서 해외에 매각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고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는 외국자본에 의해 우리 기업의 기술력만 뺏기고 기업은 조각났던 것을 국내 자동차기업 매각 사례 등을 통해 뼈아프게 경험했다. 우리의 LNG기술은 국익으로 지켜야할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산업은행 회장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한 대우조선 내 사업부문은 다르지만 상선과 특수선은 건조과정에서 공유하는 기초공정과 작업공간이 적지 않아 이를 분리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두 분야를 나누는 것 자체가 매우 비효율적이다.

둘째, 매각 절차에는 기업․노동자․시민 등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산업은행 회장은 매각 가격보다는 빠른 매각을 강조했다. 물론 신속한 매각도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속도만 너무 강조하다보면 대우조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고 불필요한 오해와 희생을 야기 시킬 우려도 있다.

지난번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 시도가 비공개․밀실․특혜 매각이란 오명으로 얼룩진 것은 당사자들을 배제한 채 일방통행식으로 급하게 추진한 데 따른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부와 전문가뿐만 아니라 기업과 노동자, 시민 등 당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적의 방안을 찾아갈 것을 기대한다.

셋째, 고용안정과 협력사 및 기자재업체 등의 산업생태계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조선산업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국가기간산업이다. 대우조선은 그 중심에서 지난 수십 년간 국가와 지역경제를 뒷받침해온 시민들의 삶이자 터전이다.

자본논리에 앞서, 대우조선은 우리 시민들의 삶의 터전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대우조선과 산업생태계를 이루는 경남․부산 지역 전후방산업이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

우리 조선산업은 지난해 8년만에 최대의 수주실적을 달성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이미 66억불 이상의 수주를 기록 중에 있다. 조선산업이 오랜 침체기를 지나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지역경제에 또 다시 혼란이 가중되어서는 안 된다.

거제시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신중하게 제대로 추진되어야 하며, 또한 제대로 된 새로운 경영주체를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우리 거제시와 시민들은 대우조선해양이 더 이상의 흔들림 없이 국가와 지역경제 발전에 헌신할 수 있도록 정상화를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22. 9. 20.

거 제 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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