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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농기계] 논에 흩어진 건초 모으는 '집초기'

정기홍 기자 승인 2022.10.26 18:32 | 최종 수정 2022.10.26 19:21 의견 0

한동안 황금물결을 이루던 가을 들녘이 논바닥 밑동(그루터기)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습니다. 요즘 들녘은 봄에 낸 모가 여름내 자라 고개를 숙인 벼를 베는 모습이 일상이 돼 있습니다.

10여일 전에 들일을 나가다가 논에서 작업 하는 한 기계가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었습니다. 기계를 운전하던 젊은이가 시동을 멈추고서 설명을 해주더군요.

집초기, 즉 땅에 흩어져있는 건초들을 가지런히 모아주는 작업기입니다. 한대당 수천만원 하는데 트랙터 뒤에 달려서 작동됩니다. 집초기가 건초를 모아놓으면 이어 베일러가 지나가면서 수거해 베일을 만듭니다. 베일은 일명 공룡알이라고도 합니다.

집초기가 콤바인이 벼 타작을 한 뒤 논에 널브러져 있는 벼를 베일 하기 쉽게 모으고 있다.

흩어져 있는 볏집을 긁어내 한 쪽으로 모읍니다.

돌아가는 날개에 갈퀴가 장착돼 있다. 자세히 보면 모든 갈고리는 직선에서 수평까지 모양과 높이가 다르다. 짚을 한쪽으로 모으기 위해서다.

오른쪽 갈퀴는 수직이고 왼쪽은 수평이다.

특별한 것은 관련된 기계가 집초기 하나가 아니라고 합니다. 수천 만원 하는 기계 3~4대가 같이 움직여야 합니다.

즉 벼나 풀을 베는 기계(콤바인), 벤 벼 등을 마는 기계(원형 베일러), 벼를 만 뒤 줄로 얽어 비닐로 싸는 기계(비닐 레핑기) 등 3대가 한 팀으로 연이어 작업을 한다고 하네요. 여기에다 이들 기계와 연결해 앞에서 끌어주는 트랙터가 있어야 합니다. 일부 농가에서는 트랙터를 갈아끼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또다른 트랙터를 구비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한 작업조의 기계 값이 2억원 가까이 됩니다. 대부분의 중농가의 부채가 1억~2억원이 된다는 말이 이말입니다.

집초기가 일직선으로 볏짚을 모아놓은 모습

집초기가 지나면서 볏짚을 모아놓은 모습

이후 어떻게 하냐고요?

다음과 같이 순서대로 됩니다.

베일러가 둥글게 말아놓은 모습

하얀 비닐로 레핑을 마친 모습. 이상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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