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나 행주, 수세미, 칼 등 주방용구는 항시 물에 젖어 있어 항시 세균에 노출돼 있다. 때문에 수시로 말려주는 등 청결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나무 도마의 경우 사용 초기엔 세제에 의해 세균의 75%를 없앨 수 있고 2일 간 건조하면 5%까지 줄이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1년 넘게 사용하면 세균의 수가 새 것의 3배로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도마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얘기다.
10여년 전 미국 애리조나학 세균학 박사 찰스 거바 교수는 "가정에서 변기의 깔개와 도마 중 도마에 세균이 더 많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도마는 표면에 생긴 흠집 안에서 온갖 잡균이 번식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YTN사이언스가 주방에서 사용하는 도마의 세균 수(748개)가 화장실 변기 세균 수(90)보다 훨씬 많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하기도 했다. 물론 최악의 위생 도마의 경우다.
◇ 세균 노출 우려 도마
도마는 세균 노출이 가장 쉽다. 칼질 흠집에 세균 번식의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사용한 후에는 세제를 이용해 뜨거운 물로 씻은 후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소독하고 건조시켜야 한다.
나무도마보다 항균 플라스틱·실리콘 도마, 유리도마가 더 위생적이다. 특히 나무도마는 세제가 스며들 우려가 있어 깨끗이 씻어서 말려야 한다. 원목 도마가 속까지 마를려면 최소 24시간이 걸린다.
생선이나 고기를 자르는 데 사용하고 난 축축한 도마는 비브리오균이나 살모넬라균, 곰팡이의 온상이 되기 쉽다.
육류, 생선 등 힘을 들여 칼질할 때는 우유팩을 도마 위에 깔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치처럼 국물이 많은 재료도 도마에 스며들 우려가 있어 우유팩을 이용하면 좋다.
또 도마도 육류 및 생선용, 채소 및 과일용을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러 개의 도마를 이용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양면 도마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본에서는 1년에 한번 도마 버리는 날을 둔 지역도 있다.
◇ 소금, 레몬 등 천연 재료도 효과
시중에는 도마 전용 살균 세제가 많이 나와 있다. 살균 세제를 묻힌 행주를 도마 위에 얹어 하룻밤 두면 된다. 하지만 소금이나 레몬 등 천연 재료로 비슷항 효과를 볼 수 있다.
생선이나 김치를 손질한 한 뒤 얼룩과 냄새를 없애려면 굵은 소금으로 도마를 빡빡 문지른 다음 뜨거운 물로 헹구어 햇빛에 말린다.
도마에 냄새가 심할 때 레몬즙을 바르거나 레몬을 넣은 뜨거운 물에 1시간 정도 담가 두었다가 햇빛에 말려도 된다.
숯을 넣고 끓인 물을 도마에 여러 차례 붓고 햇빛에 완전히 건조시키면 칼집으로 인해 생긴 홈까지 소독된다.
생선 비린내와 김치 냄새가 심할 때 녹차 우린 뜨거운 물을 부으면 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다. 평소에 한 번 우려 마시고 버리는 티백을 모아서 활용해도 좋다.
◇ 칼은 육류용, 채소용 따로 써야
칼은 육류·생선 처리용과 채소·과일 처리용으로 나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칼 하나로 육류, 생선, 채소, 과일 등을 한꺼번에 사용하면 교차감염 위험이 있다.
하나의 칼을 사용한다면 육류를 자른 뒤 반드시 세제로 세척하고 뜨거운 물로 살균을 해야 한다.
칼 손잡이 부분이 목재로 된 것은 세균 번식 우려가 있으므로 건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때가 끼고 세균 침투 우려가 있는 칼 손잡이와 날의 경계 부분을 칫솔에 살균 세정제를 묻혀 닦는다. 칼날 금속부분이 상했거나 흠집이 생겼을 경우에도 세균 번식 위험이 있으므로 바꾸는 것이 좋다.
◇ 행주는 살균에 신경써야
젖은 행주를 방치하면 당연히 균이 증식한다. 자주 말리고 살균도 해야 한다. 끓는 물에 삶은 뒤 옷걸이나 빨랫줄에 널어 말려야 한다.
행주를 빤 뒤 젖은 상태로 전자레인지에 약 8분 이상 가열해도 살균 효과를 볼 수 있다.
◇ 수세미는 주방세제를 씻겨내야
수세미는 하나를 오랫동안 쓰기보다 자주 교체해 사용하는 것이 위생적이다.
세미에 남은 주방세제는 세균의 영양분이 될 수 있으므로 깔끔하게 씻어내야 한다.
습한 곳에 보관하지 말고 벽 등에 걸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설거지를 끝내면 살균 기능이 있는 세제로 비벼 빨아 헹군 뒤 끓는 물을 부어 헹구고 햇볕이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말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