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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뉴스] 동짓날 '팥죽 새알' 만드는 불심(佛心)···나이도 먹고, 악귀도 쫒고

천진영 기자 승인 2022.12.21 00:19 | 최종 수정 2022.12.21 05:36 의견 0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를 이틀 앞둔 20일 경남 함양군 휴천면 운서리 적조암에서 스님과 마을 신도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동지 팥죽에 들어갈 새알을 빚었다.

예부터 민간에서는 동짓날 태양이 부활한다(낮이 길어짐)는 의미로 '작은설(亞歲)'이라고 해 팥죽을 쑤어먹었다. 새알은 팥죽 등에 들어가는 하얗고 쫄깃한 떡의 소이며, 주로 찹쌀가루를 이용하지만 수수쌀로도 만든다. 새알심, 옹심이라고도 한다.

보통 새알심은 팥죽이나 호박죽과 같이 달콤한 맛이 나는 음식에 넣어 먹는데,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풍습이 있다. 이를 한자로 '동지첨치(冬至添齒)'라고 한다. 겨울 동(冬), 이를 지(至), 더할 첨(添), 이 치나 나이 치(齒)다. 경상 지방에서는 미역국에도 넣어 먹는다.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먼저 찹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을 만들고, 반죽을 만들면 손으로 치댄다. 이어 치댄 반죽을 조금 떼어서 손바닥으로 동글동글하게 만들면 된다.

이상 함양군 제공

옛날에는 동지 무렵 밤이 길어 악귀가 활동하기 좋은 때라며 팥죽을 쑤어먹거나 팥죽을 집안 곳곳에 두면 나쁜 기운을 풀어내고 악귀를 쫓아낸다고 믿었다. 팥죽을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기도 했다.

팥죽에 들어가는 팥의 붉은색이 양기(陽氣)를 주는 색깔로, 오곡(쌀·보리·콩·조·기장) 중에 악귀가 가장 무서워하는 곡식이라고 믿었다. 또한 팥죽을 쑤어먹지 않으면 쉬이 늙고 잔병이 생기며 잡귀가 성행한다는 속신도 있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믿었고, 사람이 죽으면 악귀를 쫓는다며 팥죽을 쑤어 상가(喪家)에 부조를 하는 관습도 있었다.

아무래도 팥죽을 한겨울에 쑤어먹은 것은 겨울철 부족해진 영양을 보충하려는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보여진다. 옛날엔 삼세끼를 챙겨먹기가 힘든, 곤궁한 시절이었다.

팥에는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있다. 칼륨과 식이섬유도 많아 체내 노폐물을 배출해준다. 또 소화력을 향상시키고 피로를 풀어준다.

팥은 피부가 붉게 붓고 열이 나고 쑤시고 아픈 단독(丹毒·erysipelas)에 특효가 있다.

단독은 피부가 연쇄상구균에 감염돼 피하조직과 피부에 병변이 나타나는 급성 접촉성 전염 질환이다. 피부가 번들거리고 통증이 느껴지며 붉은색으로 솟은 반점이 또렷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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