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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 민심] KBS, MBC, JTBC 왜 이러나?···광양제철소 노조원 칼 위협, 의자 투척 등 빼고 진압만 부각

쇠파이프로 경찰 공격 장면도 싹 배
경찰의 진압봉 가격 장면만 보여줘
민주 이재명은 뉴스 링크해 "야만 폭력 진압"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6.03 12:44 | 최종 수정 2023.06.21 14:41 의견 0

팩트(사실)로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것은 미디어계에선 불문율입니다. 종교에서의 바이블(bible·성서나 경전)과 같은 것이지요. 그런데 어제부터인지 '주장'과 '시각'을 내세우며 특정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하거나 편집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예전 언론계에도 현장 취재가 잘못돼 사실이 왜곡되는 경우가 왕왕 있지요. 하지만 잘못이 지적이 되면 지면 등을 통해 바로 잡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의도성이 다분한 기사가 꽤 많지만 바로잡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망국적인 '좌우 이념(이데올로기)'이 깊숙히 자리해 그렇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주의주장 등 사회의 다양화도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달리보면 불안한 우리 사회의 방증으로 볼 수도 있지요.

며칠 전 한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전남 광양제철소 근처 도로에 망루를 세우고 그 위에 올라 농성을 하다가 경찰관에게 진압 당하는 일이 있었는데, 위에서 지적한 비슷한 상황이 연출돼 그 과정을 쫓아가봅니다.

31일 전남 광양제철에서 노조 간부가 다가서는 경찰관을 쇠파이프로 공격하고 있다. 이런 공격이 14차례 이어진 뒤 경찰의 물리력 사용이 시작됐다. 노조원의 공격 장면은 KBS, MBC, JTBC 뉴스 리포트에선 아예 사라지거나 극도로 축소됐다. 경찰 촬영 사진

민노총 세가 강한 KBS, MBC, JTBC 등의 방송사는 이를 메인 뉴스로 보도하면서 경찰관이 노조원을 진압봉으로 때리는 장면만을 보여줬습니다. 긴 내용을 줄이는 이른바 편집이란 핑계로 '의도적인 작업'을 한 것이 의심되는 대목이지요. 요즘은 적지 않은 유튜버들이 현장에서 전 과정을 촬영해 이를 보면 무엇이 사실인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우매합니다.

기자는 고공 농성과 진압 과정을 유튜브를 통해 풀버전으로 봤습니다.

고공 시위 노조원은 사다리차가 7m 망루 높이에 다다르자 오른손에 든 쇠 파이프를 가로로 휘젓습니다. 왼손으로는 쇠파이프 2개를 옮겨쥐고 오른손에는 날 길이 29cm의 정글도(刀)를 들고 있더군요.

이 노조원은 경찰이 아래에 모이자(경찰 외 시민들이 많았는지 확인 안 됨) 지니고 있던 긴 쇠창살을 갖고 휘두르다가 아래로 던집니다. 아랫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더군요. 이어 경찰이 고공 사다리차(타워크레인)로 망루로 접근했습니다.

경찰은 사다리차로 접근할 이때는 방패를 갖지 않고 올라갔습니다. 이 농성 노조원은 정글도를 망루에 접근해 진압하려는 경찰 쪽으로 향하며 수차례 위협합니다. 경찰은 여의치 않자 진압을 포기하고 그냥 내려옵니다.

이들 장면을 이들 방송은 대체로 뺐습니다.

5월 31일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진압에 나선 경찰관들을 정글도로 위협하고 있다.경찰 제공

경찰은 이어 방패로 무장하고 사다리차를 타고 2차 진압 시도를 합니다.

이 노조원은 망루에 있던 철제 의자를 들어 한 경찰관을 향해 던집니다. 이 의자는 진압 방패를 맞고 아래로 떨어집니다. 이어 양손에 쇠파이프를 하나씩 쥐고 방패를 든 경찰관을 무차별 때립니다. 이어 경찰은 진압봉으로 제압을 시작합니다. 진압봉으로 노조원의 머리와 등 부위를 가격합니다.

노조원은 쓰러지면서도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 방패를 내려치거나 찌르기 공격으로 맞서다가 결국 무릎을 꿇습니다. 경찰은 무릎꿇은 간부를 10차례 더 진압봉으로 때렸고 그가 손에서 쇠파이프를 놓은 뒤에야 다가가 제압합니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정글도와 석유통. 경찰 제공

이들 방송사 일부는 이런 장면을 대부분 잘라내거나 누락시켰습니다.

여기서 참고로 사진이나 동영상 기자들이 잘 써먹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독자들은 시위 기사 사진 중에 보다 낮은 곳에서 찍었거나 클로즈업 한 사진만 실었다면 "적게 왔구나"하고 판단하면 틀리지 않습니다. 많이 왔으면 위에서 전부 보이게 찍은 사진을 싣지요. 빌딩 높은 곳에 올라서 찍으면 많이 모였는지 적게 왔는지를 금방 아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요사스런 판단의 잣대가 간여했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지요.

예전엔 사진 기자들은 가끔 안 좋은, '조지는' 기사를 쓸 때는 사람이 적게 방문하는 아침 등에 사진을 찍습니다. 시쳇말로 '텅 비었다'고 둘러 치는 것이지요.

JTBC와 MBC는 오래 전부터 익히 좌파 매체라는 인식이 돼 있으니 그렇다고 칩시다. KBS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영방송입니다. 저녁 9시 뉴스 직전 초입에 "국민의 방송~ KBS"라고 버젓이 알립니다. 의도적인 왜곡이 있으면 안 되겠지요. 공영방송으로선 치명적인 행위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노동자도 국민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JTBC 뉴스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제목은 '사람 죽이려고 그러네...곤봉으로 내려치기까지'였습니다. 국회 최대 정당인 민주당 당 대표가 이러합니다. 일각에선 그에게 걸려 있는 갖은 범죄 혐의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말도 합니다.

물론 경찰이 주저앉아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의 노조원을 플라스틱 진압봉으로 때리는 장면도 있습니다. 요즘 경찰, 즉 공무원들은 과하면 철창 간다는 것을 먼저 알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약자 코스프레라며 '봐줘야' 하는 지엔 생각할 점이 많습니다.

서울 용산 이태원 압사사고 때 상당수 언론에서 경찰을 현장 투입을 하지 않고 마약자 잡는데 투입했다고 연일 특필을 했습니다. 경찰이 선제대응을 못했으니 지탄을 받은 것이지요.

예년의 핼러윈 축제 때는 마약을 한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고 합니다. 최근 대구공항에 항공기가 착륙 직전에 승객이 비상문을 연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기자 주위의 많은 사람이 "그 친구 마약한 거 아냐?"라고 하더군요. 마약을 한 사람이 혼몽한 상태에서 나와 나의 가족에게 예기치 않은 행위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런데 전 정권은 마약 수사 조직을 와해시킬 정도로 줄었지요. 내 앞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정말 큰 일이 날 일입니다.

MBC 뉴스데스크를 볼까요.

기사 제목은 '고공농성 노동자, 경찰 진압봉에 붉은 피 흘려‥과잉진압 논란'으로 달았습니다.

MBC 기자의 리포트 맨 앞에는 경찰 4명이 고공 농성 노조원을 진압봉으로 때리며 진압하는 모습의 영상을 보여줍니다. 노조원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장면입니다.

기자의 리포트에 앞서 앵커는 “추락할 위험이 있었는데도 경찰이 진압봉으로 노동자를 ··가격했습니다” “보시기에 불편한 장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며 의도성 말을 합니다.

노조원이 의자를 집어드는 순간 영상은 편집해 곧바로 다른 장면으로 넘겨버립니다. 노조원이 의자를 집어들고 경찰을 향해 집어던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빠진 것이지요.

노조원이 의자를 집어던지기 직전 영상을 중단하는 리포트 장면. MBC 뉴스 캡처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노총 금속노련 노조원이 진압에 나선 경찰관에게 의자를 던지려 하고 있다. 경찰 제공

MBC 뉴스의 고의성 편집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노조원이 경찰을 향해 쇠 파이프를 휘두르는 모습을 전할 땐 “난간을 쇠파이프로 내리치며 저항합니다”라고 멘트를 합니다. 난간을 때리는 장면까지만 보여주고는 영상을 다시 끊습니다.

실제 이 다음엔 노조원이 먼저 쇠파이프를 방패를 든 경찰 쪽으로 휘두르며 7차례 공격을 합니다.

이 방송 뉴스를 보면 영락없이 경찰이 일방적으로 폭압을 하는 것입니다.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노조원이 진압에 나선 경찰관에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고 있다. 경찰 제공

고공 농성 노조원이 경찰이 진압하기 직전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있다. 경찰 제공

MBC는 공격하던 간부의 빈틈을 노려 경찰이 제압에 나서는 장면에서는 “1m 길이의 진압봉을 휘두릅니다. 진압봉은 노조 간부를 직접 겨냥합니다”라고 멘트를 합니다.

고공 타원크레인에서 경찰에게 제압된 노조원이 쓰러지는 장면을 전하면서는 “7m 높이 구조물 최상단이고 난간도 없어 추락할 위험이 있지만 경찰은 계속 때립니다. 버티던 노조 간부는 그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지상에서 지켜보던 노동자들이 강하게 항의하지만 멈추지 않습니다”라고 전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일에는 선후가 있습니다. 이 노조원은 먼저 집압 경찰을 솨파이프 등으로 수없이 공격을 가합니다. 공권력은 최대한 참아야 하지만 행동했을 땐 과감히 해야 2차 피해가 생기지 않습니다. 2차 피해가 앵커 가족에게 왔다고 가정하면 과연 어떤 말을 하게 될까요?

문재인 정부 5년간 국민들은 민노총 등이 법 위에서 행동하는 것을 수없이 봤습니다. 심지어 "우리(민노총)가 정권 창출 시켰더니···"라는 말을 공공연히 했었지요. 집안에 저런 난봉꾼이 있으면 그 집안은 심각한 상황이 되겠지요.

미국은 시위를 적극 보장합니다. 하지만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무차별적으로 대응합니다. 다른 예이지만 미국은 정년이 없습니다. 수시로 자르고 뽑습니다. 어려울 때 가차없이 잘라 조직을 추스르고 회사가 잘 될 땐 또한 수시로 뽑습니다.

민노총, 한노총은 더이상 노동 약자가 아닙니다. 국민 일부만 빼곤 이렇게 인식하고 말합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노동자는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이지요.

이날 진압 과정을 결론내겠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진압 과정과 관련, “노조 간부가 쇠파이프를 놓은 다음에는 더는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노총 이지현 대변인은 ‘정글도를 휘둘렀다’는 경찰 설명에 대해 “정글도는 현수막 줄을 끊는 용도로 챙겨둔 것이고 이 노조원은 그 칼을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 “사다리차의 접근을 막기 위해 쇠파이프를 휘둘렀을 뿐 경찰을 때린 사실은 없다”고 했습니다.

영상을 틀어보면 이 말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버젓이 이런 해명을 합니다. 이를 곧이 믿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매체가 다양해 편파적인 견해는 곧바로 확인이 됩니다. 문제는 이런 영상을 보지 않는, 생업에 바쁜 사람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 사회가 이념에 너무 물들어 선과 악, 잘잘못에 대한 기준을 자기 중심으로 결정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념적 이분화가 되면서 특정 사안을 놓고 '옳고 그름'이 아닌 '나에게 맞나 안 맞나'에 맞추려는 경향이 많아졌습니다.

노조원은 제압 과정에서 머리를 맞아 출혈이 발생, 순천 성가롤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검거에 투입됐던 형사 가운데 3명은 찰과상, 타박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이 노조원에 대해 일반교통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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