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법무부는 3일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이 '아동 학대'로 신고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공동 전담팀(TF)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담팀에는 보건복지부와 경찰청도 참여한다.

그동안 학교에서 학생의 인권만 지나치게 강조돼 교육 과정에서 선생의 아동학대 신고가 무분별하게 증가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두 당국은 "교원에 대한 무분별한 아동 학대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정당한 교육 활동을 한 교사가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법률 집행 과정에서 교권과 교원의 기본권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전담팀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의 모습. 주최 측 추산 20만 명, 경찰 추산 10만 명이 모였지만 집회 구역을 칼 같이 지키며 민노총 등 노동 집회와 큰 차이를 보여 '칼각 집회'로 회자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로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고 이에 따라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자’는 직위해제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강제 규정이 아니어서 교육감과 교육장이 사안의 경중과 교원의 업무 수행 여부를 고려해 판단한다.

최근 교육부의 사무관이 자신의 자녀를 ‘왕의 DNA를 가진 아이’라며 초등학교 담임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해 해당 교사가 직위해제 되기도 했다. 또 한 특수교사는 웹툰 작가인 주호민 씨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직위해제 됐다가 지난달 복직됐다.

10여 년 전인 2013년 방영된 SBS '학교의 눈물' 프로그램 중 교실 모습. SBS 유튜브 캡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의 아동학대 관련 법 개정과 무관하게 학교 현장의 특수성과 교원 직무의 중요성을 충분히 반영해 현장의 선생님들이 교육적 판단을 하는데 위축되지 않고 존중 받을 수 있도록 아동학대 관련 형사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교육활동의 위축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공교육을 바로 세울 수 없다”며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교사를 직위해제 라던 잘못된 관행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서초구 서이초교 교사가 지난 7월 1일 학교 내에서 극단 선택을 한 데 이어 지난 달 31일에도 서울과 전북교육청 관할 초등교사 2명이 극단 선택을 했다. 서이초교에서는 지난해에도 교사가 극단 선택을 했었다.

더경남뉴스 정기홍 기자 jkhong4@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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