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감사원 감사 나서자 파일 조작하고 문서 파쇄…채용 비리 조직적 증거 인멸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5.01 21:43
의견
0
선거관리위원회가 감사원의 선관위 간부들 자녀 및 지인 채용 비리 감사 과정에서 직원들이 관련 자료를 은폐하는 등 감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지난 30일 경남선관위 등 각 지역 선관위의 채용 비리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1일 감사원에 따르면 선관위 직원들은 자녀 등의 특혜 채용 의혹을 계기로 지난해 시작된 감사 때 채용 비리 수법이 담긴 파일을 변조하고 문서를 파쇄하며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 앞선 2022년 선관위 정기감사에서도 승진 심사 등 불법을 숨긴 사실울 파악했다.
선관위는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져 감사원이 감사를 한다고 밝히자 ‘헌법상 독립 기관’임을 내세우며 감사 거부를 주장해 파장과 함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러한 일련의 행태가 너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외부 감시를 거의 받지 않아 조직이 곯을 때로 곪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중앙선관위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에 대해 감사원법상 감사 방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를 보냈다.
감사원은 특히 박 전 총장의 전임자인 김세환 전 사무총장도 자녀 특혜 채용과 관련해 증거들을 인멸한 것으로 보았다.
한편 감사원은 30일 선관위에 대한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선관위가 최근 10년간 진행한 모든 경력직 채용 291건에서 비리나 규정 위반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김세환·박찬진 전 총장과 송봉섭 전 차장의 자녀들도 부정하게 채용됐다.
국민의힘은 1일 “선관위가 오염될 대로 오염됐으니 ‘소쿠리 투표’ 사태까지 발생한 것”이라며 “선관위에 대한 외부 감사 의무화와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