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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지역농협, 농민 상대 고금리 이자 장사"···5년간 72조 수익

'농민 조직'인 농협이 도시민보다 더 높은 고금리 놀이
임직원 횡령 등 비리로 1114억 사고, 회수는 39% 불과

천진영 기자 승인 2024.10.13 23:24 | 최종 수정 2024.10.19 18:25 의견 0

시중 은행들이 고금리 이자 장사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농민 조합원만 207만인 지역 농협이 엄청난 이자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도 모자라 도시보다 농민에게 더 비싼 대출 이자를 받아 고금리 이자놀이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천호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0년부터 올 6월 말까지) 1111개 지역 농협의 이자수익은 72조 9058억 원 달했다. 지역 농협당 평균 655억 원의 이자 수익을 거둬들였다.

여기에 수수료 수익 4조 9108억 원을 더하면 77조 8466억 원으로 조합당 평균 698억 원의 막대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이자수익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23조 422억 원을 올려 2020년 대비 약 두배나 많았다.

지역농협당 연평균 이자수익은 2020년 104억 원, 2021년 102억, 2022년 140억, 2023년 207억, 2024년(6월말) 102억 원이었다.

특히 지역 조합들은 평균 대출금리를 2020년 3.21%에서 지난해 5.68%까지인 반면 시중 은행인 NH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2.44%에서 4.70%로 지역 농협이 더 높았다.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도 NH농협은행은 4년평균 2.06%였던 반면 지역 농협은 2.72%로 조합원인 농민들에게 더 높은 이자를 물렸다.

농민의 권익 보호와 소득 창출을 위해 만들어진 지역농협이 도시민보다 오히려 농민들에게 더 비싼 대출이자를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 같은 이자놀이 결과, 지역 농협의 신용사업(금융)으로 5년간 연평균 381억 원의 흑자를 거둔 반면 경제사업(농자재)으로는 지역 농협당 2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해 지역농협들이 당초 설립 목적인 경제사업보다 돈되는 금융사업에 열을 올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지역 농협 임직원들의 금품 수수, 횡령, 부당 대출 등의 금융 비리로 최근 5년간 1114억 원에 달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회수한 금액은 39%(435억 원)에 불과하고, 피해액은 67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사고 건수 중 95%는 개인 비리로 발생했으며 이로인한 사고액 또한 70%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징계 해직된 임직원은 177명이었다.

서천호 의원은 "농민과 농업을 위한 유일한 금융기관인 농협이 농민들에게 더 높은 이자를 물리고 수익을 거두는 데만 집중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지역 농협의 본래 정체성과는 거리가 먼 이런 행위가 용납되지 않도록 농민을 위한 농협 개혁에 발 벗고 나서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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