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가라테 KO'···이탈리아 태권도 대부 박영길 씨 별세
이탈리아 태권도 보급의 산파역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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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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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길 이탈리아태권도협회(FITA) 종신 명예회장이 7일(현지 시각) 오후 7시 20분쯤 로마의 한 병원에서 급성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박 명예 회장은 이탈리아 태권도 대부로 불렸다.
박 회장은 태권도 해외 보급의 초창기인 1967년 26세의 나이로 이탈리아에 건너가 60년 가까이 이탈리아에서 태권도 보급과 발전에 힘썼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태권도는 생소한 무예였고 먼저 자리잡은 일본 무술 가라테의 텃세도 심했다.
태권도의 이미지를 단박에 바꿔놓는 사건이 일어났다.
가라데 사범이 태권도를 내쫓으려고 건장한 제자들을 데리고 와서 결투를 신청했고, 박 회장이 장신의 가라테 수련생을 돌려차기 한 방으로 때려눕혔다.
이 사건이 나폴리 일대에서 소문이 퍼지면서 그는 '칸구로'(canguro·이탈리아어로 캥거루), '나폴리의 이소룡'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연히 그의 도장엔 태권도를 배우려는 문하생으로 붐볐고 태권도 보급도 탄력을 받았다. 이탈리아반도 전역에 그의 손으로 개원한 도장은 수백 곳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