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에 고로쇠 채취가 한창이다.

19일 군에 따르면 지난 1월 하순부터 화개면 의신·범왕마을 일원에서 고로쇠 수액 채취가 시작됐다. 이곳은 지리산 일대 최대 고로쇠 산지로 알려져 있다.

올겨울 강추위와 눈·비가 거의 없어 고로쇠 수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에 나오기 시작했다. 밤낮 기온 차이가 11∼13도쯤 되는 2월 초순부터 채취량이 늘어나 3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하동군 주민이 아직 눈이 쌓인 산에 올라 고로쇠 채취를 위해 드릴로 구멍을 내는 모습. 먼저 나무에 작은 구멍을 뚫은 뒤 호스를 통에 연결시켜 물을 담아낸다. 하루에 한 번씩 가서 채취해 온다.

화개면을 비롯해 청암·악양·적량면 등 해발 500m 이상 지리산 자락에서 200여 농가가 고로쇠 수액 채취 허가를 받아 수액을 채취한다.

수액은 고로쇠나무 바닥에서 45~100㎝ 정도 높이에 채취용 드릴로 1∼3㎝ 깊이의 구멍을 뚫고, 수도관 재질로 만든 위생적인 호스를 꽂아 흘러내리는 물을 통에 받는다.

드릴로 고로쇠나무에 구멍을 뚫는 모습. 이상 하동군

이들 농가는 지난해 국유림 4962㏊와 사유림 60㏊에서 79만ℓ의 수액을 채취해 약 22억 원의 농가소득을 올리며 주요 임업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하동군이 지난 수년간 고로쇠 수액용기 지원사업, 정제시설 및 집수탱크 구입 지원사업을 하며 고로쇠 품질 향상에 노력한 결과로 평가받는다.

군은 올해도 고로쇠물 생산 농가에 5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또 하동 고로쇠의 브랜드화를 위해 지리적표시 등록을 추진하고 포장디자인 개선, 홍보 강화, 판로 개척까지 행정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김정태 하동고로쇠협회장은 “하동군의 지원과 관심 덕분에 고로쇠 임가의 소득 향상과 더불어 우수한 품질의 고로쇠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전국 최고의 상품이 되도록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