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축구 중계 명 캐스터 송재익(83) 씨가 18일 지병으로 충남 당진에서 별세했다. 송 씨는 지난해 4월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송재익 아나운서가 2020년 프로축구 K리그2(2부) 중계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송 씨는 1970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후 1990~2000년대 축구 중계를 하면서 재치 있는 말솜씨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86 멕시코 월드컵부터 2006 독일 월드컵까지 6회 연속 월드컵 중계를 맡았다. 주로 신문선 해설위원(현 명지대 초빙교수)과 호흡을 맞췄다.
송재익 캐스터(왼쪽)와 신문선 해설위원. SBS 중계 캡처
송 씨는 중계 중 비유를 많이 활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축구계 송해’로 불렸다.
송 씨는 중계 초창기인 1980년대까지만 해도 권투 전문 캐스터 이미지가 강했다. 당시 권투는 국민적인 인기 스포츠였다.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중계 멘트는 지금도 회자된다. 199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 1-1에서 후반 41분 이민성의 역전골이 터지자 한 멘트다.
또 한 선수가 급소를 맞고 쓰러지자 "아, 저 선수 아직 애가 없는데요", "수비가 깨진 쪽박처럼 물이 줄줄 세네요" 등 유명 중계 어록이 많다.
그는 2000년대 후반부터 활동을 줄이다가 2019년 프로축구 K리그2(2부) 중계에 나서 2년간 54경기를 중계했다.
2020년 11월 21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27라운드 서울 이랜드와 전남 드래곤즈 간 시즌 최종전을 마지막으로 중계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역 최고령이었다.
빈소는 서울 강서구 5호선 발산역 이대서울병원, 발인은 21일이다. (02)6986-4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