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르면 30일 사퇴하고 대선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4명의 대선 주자들이 모두 후보 단일화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돌아서 '반(反)이재명 빅텐트'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민의힘 2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는 모두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찬성하고 있다.

25일 총리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르면 29일 국무회의를 마친 뒤 다음 날인 30일 사임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대선 공직자 사퇴 시한은 5월 4일이다.

한 대행은 "대외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권’의 등장으로 성장이 멈춘 나라로 전락할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가 지난 4월 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총리실

29일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2명이 결정되고, 국무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 권한대행은 29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할 수 없도록 하는 헌재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뒤 다음 날 사의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무원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이 29일 사퇴할 경우 당일 국무회의 의결 효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빨라야 30일 사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권한대행은 사임하더라도 당장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는 5월 3일 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 대선 예비 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 쪽에선 무소속으로 출발해야 계엄·탄핵과 단절하고 지지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한 대행을 지지하는 경제 관료 출신 인사와 원로 등이 무소속 국민 후보 추대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층 결집이나 대선 조직 활용 차원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입당 시기는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 대행이 '반이재명' 단일 후보로 결정될 경우 빅텐트 참여 세력이 함께하는 신당 창당을 천명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대행이 출마를 결단한다면 국민의힘은 물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를 망라하는 '빅 텐트' 구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행과 이준석 후보는 미국 하버드대 동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합쳐지면 호남 출신인 76세 총리 한 대행과 대구·경북 출신 40세 의원인 이 후보의 연대는 세대·지역 통합의 기치를 내세울 수 있는 모델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는 3일부터는 국민의힘 후보와도 단일화를 논의할 전망이다.

범보수 진영에선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 11일까지 단일화가 성사돼야 한다고 본다.

다만 여의치 않을 경우 늦어도 대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5월 25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 지어야 '반이 빅텐트'란 단일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편 이번 대선 후보의 후원금 모금 법정 한도는 29억 4260만 원으로 대선을 치르기는 무리다. 하지만 한 대행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국민의힘 국고보조금과 선거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