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소방본부는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도내 전역에서 벌초객이 벌에 쏘이는 사고와 벌집 제거 출동이 급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소방대원들이 지난 2023년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서 땅속에 있는 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경남도
도 소방본부 출동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인 2022~2024년 사이 도내에서 발생한 벌 쏘임 사고는 모두 244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325건이 8월과 9월에 발생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4.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2022~2024년) 월별 벌 쏘임 사고 출동 현황
같은 기간 벌집 제거 출동은 5만 380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역시 절반이 넘는 2만 9962건이 8월과 9월 사이 발생해 추석을 전후해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3년(2022 ~ 2024년) 월별 벌집 제거 출동 현황
전문 기관의 기존 연구도 벌 쏘임에 대한 주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가야산 등 국립공원에서 벌의 공격 성향을 실험한 결과, 말벌은 검은색을 가장 강하게 인식했으며 이어 갈색, 붉은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반응 강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격 시 머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특성이 확인됐다. 한편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자세를 낮추고 천천히 이동하면 공격 빈도가 줄어들었고, 빠르게 20미터 이상 벗어나면 대부분 벌이 벌집으로 복귀하는 경향도 관찰됐다.
소방본부는 벌 쏘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옷차림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밝은 계열의 긴팔과 긴바지를 착용하고 모자와 장갑을 함께 갖추는 것이 안전하며, 검은색이나 어두운 계열의 옷은 벌을 자극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또 향수나 스프레이, 강한 향을 가진 화장품은 물론 벌이 좋아하는 탄산이나 단 음료 역시 벌의 후각을 자극할 수 있어 추석 벌초 시 반드시 삼가야 한다. 만약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불필요하게 가까이 접근하지 말고, 자세를 낮춘 채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벌집에 접촉했을 때는 머리 부위를 감싸 보호한 뒤 신속히 20미터 이상 떨어져야 하며, 일부 말벌의 경우 사람을 집요하게 추적할 수 있어 더 큰 주의가 요구된다.
벌에 쏘였을 때는 무엇보다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 벌침이 남아 있을 때는 적절한 방법으로 빠르게 제거한 뒤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고 얼음찜질을 통해 독의 확산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 어지럼증, 전신 두드러기, 호흡 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벌 독으로 인한 사망은 79%가 벌에 쏘인 후 1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응급 대응이 생사를 좌우할 수 있다.
오성배 경남도 소방본부 대응구조구급과장은 “올해 추석 벌초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벌 쏘임 사고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벌은 작은 자극에도 공격성을 보일 수 있어 안전 수칙을 지키고, 피해 발생 시 즉시 119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