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LAFC)이 미국과의 원정 대표팀 평가전에서 전반에만 1골-1도움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한국은 미국에 2-0으로 완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은 7일 오전(한국 시각)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미국을 2-0으로 꺾었다.

손흥민이 전반 18분 선제골을, 이동경(김천)이 43분 추가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이동경 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7번)이 미국과의 경기에서 첫골을 터뜨린 뒤 관중석으로 뛰어가고 있다. 미국 골키퍼까지 허탈해 하고 있다. KFA

한국 선수들이 미국을 2-0으로 꺾고 기뻐하고 있다. KFA

미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보다 8단계(미국 15위, 한국 23위) 높다. 내년 북중미 월드컵을 9개월 앞두고 개최국을 상대했다.

미국팀은 손흥민의 ‘토트넘 은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끌고 있다. 2015~2019년 감독과 선수로 함께했다.

한국은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을 원톱으로 세우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을 중심으로 한 스리백을 내세웠다.

손흥민은 전반 18분 동갑(92년생)인 이재성(마인츠)이 침투패스를 찔러주자 수비 뒷공간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강력한 왼발 대각선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A매치 135경기 58번째 골이다.

이어 손흥민은 전반 43분 이재성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다가 다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골키퍼까지 제낀 뒤 뒤 넘어졌지만 이동경에게 연결됐고 이동경이 발뒤꿈치로 밀어넣었다.

한국축구대표팀 이동경. KFA

포옹을 나누는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왼쪽)과 포체티노 미국 감독. KFA

홍 감독은 지난 6월 동아시안컵에서 구사한 스리백, 3-4-2-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강팀과의 경기에서 수비를 더 두껍게 하려는 의도다. 이는 3명의 중앙수비수 앞에 2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커버하고 윙백이 양쪽에 서는 구도다.

스리백에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김민재·이한범(미트윌란)이, 중앙 미드필더 백승호(버밍엄시티)와 김진규(전북)이, 양쪽 윙백에는 이태석(오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즈베즈다)가 섰다.

수비를 할 때는 5-4-1 형태로 전환했다.

경기는 전반 15분까지 미국의 압박에 고전했지만, 손흥민의 첫 골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후반 초반에 이재성이 햄스트링쪽 통증으로, 손흥민도 후반 18분 교체됐다.

대신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오현규(헹크), 배준호(스토크시티)가 들어갔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도 대표팀에서 처음 뛰었다.

유럽 경기 경험이 풍부한 카스트로프는 전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며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팀 전술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축구대표팀 혼혈선수 카스트로프. KFA

후반 44분 오현규의 헤딩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경기 막판 수비진이 흔들렸으나 조현우(울산)가 후반 추가 시간에 동물적으로 두 차례나 선방했다. 상대 슛이 골대를 맞기도 했다. 경기 막판 체력 소진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이날 경기에서 미국은 웨스턴 맥케니(유벤투스) 등 유럽 리거가 대거 빠졌고 한국도 황인범(페예노르트) 등이 빠졌다.

한국은 2014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치른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0-2로 패한 이후 11년 7개월 만에 다시 만나 설욕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에서 중미 강호 멕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