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의 한 골프장에서 사실혼 관계 여성을 살해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골프장 작업자인 것처럼 위장해 숨어있다 범행을 했다.

7일 경남도경찰청 등에 따르면 50대 남성 A 씨를 살인 혐의로 검거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전날 오전 10시 35분 거제시 한 골프장에서 사실혼 관계였던 50대 여성 B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소방 구급 대원들이 지난 5일 거제시 한 골프장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당시 자해한 50대 피의자 A씨와 심정지 상태인 피해자 B씨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그는 범행 직후 배를 찌르는 등 자해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목 등을 크게 다친 B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사망했다.

A 씨는 흉기를 준비한 뒤 골프장 잔디관리사인 것처럼 옷을 입고 필드에 들어가 근처 풀숲에 숨어있었다.

A 씨는 B 씨가 손님들을 카트에 태우고 홀에 도착하자 다가가 수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당시 라운딩 중이어서 현장 목격자가 많았다.

두 사람은 수년간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였다가 지난 7월 헤어져 따로 사람온 것으로 파악됐다.

무직인 A 씨가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했지만 주지 않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한편 가족이나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른바 ‘관계성 범죄’가 해마다 증가하며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살인범죄 5건 중 1건이 교제폭력 등 친밀관계에서 발생했다. 2023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발생한 살인(미수)사건 1920건 중 372건이 관계성 범죄에서 파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