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규모 체포·구금 사태와 관련해 “이재명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외교가 빚어낸 참극”이라며 “한미 비서실장 간 ‘핫라인’을 자랑하더니 ‘헛라인’이 됐다”고 정부의 총력 대응을 촉구했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연방수사국(FBI),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지난 4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 관련 수색영장을 집행했다. 모두 475명이 이들 당국에 체포·구금 됐고 이들 중 300여 명이 한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공개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이민 단속에 현장. ICE 홈페이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가 공개한 조지아주 내 현대차-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 하는 영상. ICE 홈페이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SNS에 "주한미국대사조차 공석인 상황에서 우리 외교 당국의 대응 공백이 드러났다”며 “외교 당국은 즉각 신속대응팀을 급파해 교민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현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점검해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는 '700조 선물 외교'에 취해 있을 것이 아니라 교민의 안전과 기업인의 권익이라는 기본적 국익을 지키는 데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700조 원의 선물 보따리를 안기고도 공동성명 하나 얻지 못한 외교, 일본은 관세 인하 혜택을 챙기는 동안 한국은 역차별당하는 현실의 결과가 이번 대규모 단속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국민을 범법자로 내몰고, 기업에 불안과 수모를 안겼다"고 지적했다.
특히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 핫라인을 개통했다고 자랑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이번 사태는 실용 외교라는 미사여구로 포장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빚어낸 참극"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부가 자랑했던 '비서실장 핫라인'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국민 앞에서 약속한 핫라인이 '헛라인' 죽은 회선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무능을 넘어 국민 기만"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은 소위 '셰셰(고맙다는 중국어)외교'를 하겠다며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들을 훌쩍 뛰어넘는 700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약속했지만, 정작 받은 대우는 참담할 뿐”이라며 “한미 관계와 우리 외교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추락했는지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말은 똑바로 하자.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말했던 '페이스메이커'가 되지 못하고 '트러블메이커'가 됐을 뿐"이라고 폄훼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와 놓고, 대통령·비서실장·국무총리가 네트워크 쌓았다고 자화자찬하지 않았었냐.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필요하면 미국에 가겠다고 한다. 무책임한 망언"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미국 조지아주 상황과 관련하여 국민과 함께 엄중하게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정부가 최고·최속·최선의 대책 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일체의 논평조차 자제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8일 오후 2시 긴급현안질의를 마련해 정부의 사태 파악과 대응책을 질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