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소비자 가격에서 중간상의 유통비 비중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돼 유통 구조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무의 유통비는 무려 60~70%에 달했다.
생산 농업인은 제값을 못 받고 소비자는 비싸게 사고, 중간상 배만 불리는 농산물 왜곡 구조 개선 목소리는 커지만 아직도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11월 초순 텃밭에서 속을 채우며 자라는 배추와 무. 정기홍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농산물 유통비용률은 49.2%다.
이는 소비자가 1만 원어치 농산물을 샀다면 유통 업체들이 4920원을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
유통비용률은 10년 전인 2013년 45.0%보다 4.2%포인트 높아졌다.
품목별 유통비의 편차는 컸다.
쌀 등 식량작물, 즉 주식 농작물은 35.9%로 낮았다.
하지만 양파·대파 등 조미채소류(60.8%), 엽근채소류인 배추·무(64.3%)는 매우 높았다.
특히 월동 무(78.1%), 양파(72.4%), 고구마(70.4%) 등은 70%를 웃돌았다.
배추값 파동 때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의 판매대 배추(왼쪽), 한 하나로마트 매장엔 한 포기 가격이 2만 2000원으로 표시돼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유통비가 높아진 이유는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도 있으나 유통 업체(중간상)가 마진을 더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비에서 직접비와 간접비를 제외한 이윤은 2023년 14.6%로 10년 전보다 1.2%p 높아졌다.
정은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유통혁신연구실장은 “농산물 유통엔 세금이 없어 이윤이 얼마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고무줄 가격”이라며 “이런 상황에 도매시장과 일반 유통 업체의 이윤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우리나라 식료품 물가가 높다”면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체감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유통 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