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전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은 17일 "권력에 서열이 있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 이게 제 대답"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진주 대아고를 졸업했다.
문 전 대행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우리의 논의의 출발점은 헌법이어야 한다. 헌법 몇 조에 근거해 주장을 펼치면 논의가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맑혔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오전 11시 22분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고 있다. KTV 중계
앞서 이 대통령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 최고 권력은 국민·국민주권 그리고 직접 선출 권력, 간접 선출 권력”이라며 “사법부는 입법부가 설정한 구조 속에서 판단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학계에선 "삼권분립이란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문 전 대행은 또 "사법부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헌법에 따라 만든 기관이다. 당연히 사법부의 판결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사법부의 권한은 헌법에서 주어진 권한이에 그 자체는 존중해야 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그 판결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을 때는 제도 개선에 대해서 (논의를) 할 수 있는 것이고, 법원은 충분히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행은 최근 여당 주도의 사법 개혁에 대해선 "사법 개혁의 역사에서 사법부가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부당함을 밝혔다.
이어 "사법이 개혁돼야 한다는 걸 동의하지만 그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충분히 해서 결론을 내야 지속 가능하다"며 "행정부, 입법부, 변호사, 법원, 검찰의 이해관계가 다른데 어떻게 일도양단식으로 결론을 내리나. 근본적 이익은 보장하면서 비본질적인 것에 대해선 타협하는 등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대법관 증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한 발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