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GNU) 인권센터는 지난 2일 GNU국제관 파이어니어 오디토리엄에서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을 초청해 ‘헌법소원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인권특강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특강은 GNU 인권문화페스티벌 행사의 하나로 마련됐으며 특강에는 법학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학생과 교직원·시민 등 350여 명이 참여해 큰 관심을 보였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지난 2일 GNU국제관 파이어니어 오디토리엄에서 ‘헌법소원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인권특강을 하고 있다.
문 전 재판관은 특강에서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제도를 설명하고, 한정상속승인, 유류분제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 등 여러 사건에서 국회가 위헌적인 법률을 개정하거나 폐지하지 않고 방치하는 문제를 헌법재판소가 해결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 “헌법재판소의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법원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국민의 기본권 구제에 혼란이 발생한 때도 있었지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위계 구조로 보지 않고 수평적 관계로 설정한 것이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이라고 설명하면서 “재판소원 도입 논의와 대법관 증원 문제 등을 둘러싸고 사법부의 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초청 토크콘서트에서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두 번째 순서인 토크콘서트에서는 100여 개의 사전 질문 가운데 현직 교사의 ‘학생 인권과 교사의 인권이 어떻게 서로 존중하며 함께 보호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참여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문 전 재판관은 우리가 가져야 하는 ‘호의’는 특정인이 아니라 전체 사회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 교권보호제도의 공론화 필요성, 시민사회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지역균형 발전은 오래전부터 논의했지만 아직도 진행 중인 과제이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결 방안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특히 대학원생이자 학부모인 방청객이 ‘20대 자녀가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멘털(mental·정신)을 유지하는 방법’을 질문했다.
이에 문 전 재판관은 본인의 실제 경험을 들려주면서, “실패는 결코 끝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20대들은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건강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며 조금씩 버텨낸다면, 실패는 결국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기 위한 과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들에게도 늘 하는 말이지만)역경이 왔을 때 돌아가려 하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중심을 잡고 그 장애물을 극복하면, 다음에 더 큰 역경이 오더라도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답변해 큰 박수를 받았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을 초청해 ‘헌법소원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인권특강을 하고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상 경상국립대
홍종현(경상국립대 법학과 교수) 인권센터장은 “이번 특강은 관용과 절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새기면서 타인과의 소통, 대화와 타협으로 생활 속에서 민주적 가치를 실천하고 국가와 사회질서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깊이 일깨워 준 시간이었다”며 “GNU 인권센터는 앞으로도 사회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학생들과 대화하는 공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