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에게 서민들은 꿈도 못 꿀 거액의 명절 휴가비가 지급됐다. 425만 원을 받은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구 을)은 “이 돈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제 통장에 어김없이 명절 휴가비 424만 7940원이 찍혔다. 마음이 무겁고 송구할 따름”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미애 의원이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구 을의 한 전통시장을 돌다 한 상인 옆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 의원 페이스북
그는 “작년에도 저는 명절 떡값을 받으며 느낀 불편한 심경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많은 분이 공감과 문제 제기를 해주셨다”며 “저는 국회의원이 된 첫해부터 코로나로 자영업자 수십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현실을 보며 세비로 제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초선 때부터 세비 30%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작년 추석과 올해 설에는 명절 휴가비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었다.
김 의원은 “우리는 늘 국민과 민생을 외친다. 산불 현장에도 가고, 태풍 피해 현장에도 가고, 참사 현장에 가서 눈물을 흘리며 손을 잡는다”며 “그러나 정작 내 것을 내려놓고 나누지 않는다면 그 모든 말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치권은 여전히 출판기념회를 열고, 자녀 결혼 청첩장에 계좌번호는 물론 카드결제 링크까지 버젓이 넣는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래놓고 민생을 외친다면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정치는 결국 책임과 염치다. 내 주머니 채우기를 줄이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나누는 모습이 많아질 때 비로소 국회도 달라지고 대한민국 정치도 바뀔 것”이라며 “저는 이번 명절 휴가비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겠다. 그래도 제 삶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염치없는 특권과 관행을 버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국회로 거듭날 때 비로소 대한민국 정치도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공부도 하고 돈도 번다"는 친구의 말에 그 친구와 함께 부산의 태광산업 방직공장에 취업한 뒤 야간고를 다녔다. 공장을 그만두고 잡화점 점원을 하다 작은 초밥집을 차렸고 모은 3000만 원으로 29세 때 부산 동아대 야간학부에 들어갔다.
그는 하루 15~18시간 공부한 끝에 5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됐다. 비혼인 그는 이후 여아를 입양하고 그 무렵 세상을 뜬 작은언니의 아들을 맡아 키우는 1남 1녀의 엄마다.
한편 올해 의원들이 상여 수당으로 받는 명절 휴가비는 총 850만 원이다. 설과 추석 각 425만 원이 입금됐다. ‘월 봉급액의 60%를 지급한다’는 일반 공무원 수당 규정이 적용됐다.
반면 직장인의 올해 추석 '떡값'은 70만 원이 안 됐다.
사람인이 기업 9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56.9%였고 평균 지급액은 62만 800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