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우리 사회에서 수없이 발생하는 사고와 사건을 이야기식으로 재구성해 소개합니다. 단순한 사고와 사건이어도, 지역이 다를지라도 여러 사람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사안은 '사회 현상'을 가미해 재구성해 내겠습니다. 이 코너에 독자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지난 3일 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흉기를 휘둘러 10대 남녀 중학생 2명을 숨지게 하고 자신도 추락해 사망한 20대 남성은 평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여중생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19 구급차량이 출동하고 있는 참고 이미지. 정창현 기자

경찰은 당시 사고 현장에 같이 있지만 화를 면한 여중생에게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또 이 20대 남성이 범행 전 마트에서 흉기와 술을 산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수사 내용을 알아봅니다.

경남도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4시 24분~5시 8분 사이에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의 3층 객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홍 모(26) 씨가 객실에 함께 있던 10대 중학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남녀 학생 2명이 숨지고 범행 당사자인 홍 씨도 추락사했습니다.

다치지 않은 A 양 진술에 따르면 홍 씨는 A 양의 목에 흉기를 겨누고서 김 모 양과 정 모 군, 김 모 군을 흉기로 찌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김 양과 정 군이 숨지고, 김 군은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 중입니다.

홍 씨는 이 같은 범행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객실 문을 두드리자 3층(8m 높이)의 객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 씨는 출동한 경찰관과 소방 대원들에 의해 발견돼 병원에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사망했습니다. 사인은 추락 충격으로 인한 다발성 골절 등이라고 합니다.

홍 씨가 범행 후 자진 투신했는지, 도망을 가려고 뛰어내렸는지는 홍 씨가 사망해 확인 불가능합니다.

경찰이 생존한 A 양의 진술과 인근 CCTV 등을 통해 파악한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A 양의 진술 등에 따르면, 홍 씨는 사건 발생 약 2주 전 SNS 오픈채팅방을 통해 숨진 김 양과 A 양을 알게 돼 만났고, 이들은 홍 씨 집에서 함께 놀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후 홍 씨는 김 양에게 호감을 갖고 지속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 진술 등으로 미뤄 일부에서 제기된 '조건 만남'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홍 씨는 범행 당일, 모텔 객실을 먼저 잡은 뒤 숨진 김 양에게 만나자고 연락했고 김 양이 친구들과 함께 모텔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CCTV에 따르면 A 양과 김 양이 먼저 오후 4시 24분쯤 모텔로 들어섰습니다.

홍 씨는 "김 양과 할 말이 있다"며 A 양을 객실 밖으로 내보내고 문을 잠갔다고 합니다.

이후 객실 안에서 "쿵" 소리가 나자 겁이 난 A 양이 인근에 있던 정 군 등 남학생 2명에게 연락을 했고 이들 중학생이 도착해 객실 문을 두드리자 홍 씨는 객실 문을 열어줬습니다.

객실 안에서 홍 씨와 김 양 등 4명의 중학생이 대화를 하는 도중 시비가 붙었고 홍 씨가 흉기를 꺼내 난동을 부렸다고 합니다.

이는 경찰이 현장을 목격한 A 양의 진술 등은 토대로 한 내용입니다.

A 양은 홍 씨가 호감 있는 김 양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고 합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7분 숨진 김 양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김 양은 신고 내용을 알리지 않았지만 수화기를 통해 "하지 마" 등 고성이 들리자 경찰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긴급 출동한 것이지요.

오후 5시 11분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객실 문을 열었지만 이미 김 양과 정 군, 김 군이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홍 씨는 객실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진 상태였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홍 씨는 범행 도구인 흉기를 미리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홍 씨는 김 양 등이 모텔을 찾기 약 1시간 40분 전인 오후 2시 43분쯤 모텔 인근 마트에서 술과 함께 흉기를 산 것으로 CCTV에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홍 씨가 김 양에게 남자친구와 헤어질 것을 요구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위협을 하거나 해치려고 흉기를 구입했는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 중입니다.

경찰은 사건 관련자 휴대전화 5대를 포렌식 중이라고 했습니다.

보다 진전된 사고 경위는 이들 휴대전화 내용에서 드러나겠지요.

범행 당사자 홍 씨와 홍 씨와 직접 당사자인 김 양이 숨져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휴대전화에 주고 받은 내용이 있을 가능성이 커 사건의 실체는 곧 나올 겁니다. 다시 속보로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