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한항공 관련 가족 특혜 의혹 등에 휩싸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즉시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논란을 "민주당 내부의 권력다툼 문제"라고 발언했다.

지금까지 김 원내대표와 관련해 나온 의혹은 올해 6월 아들 국정원 취업 청탁 의혹, 9월 아들 숭실대 편입 개입 건이 제기됐었고 이달엔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당시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무상 이용, 대한항공의 부인·며느리 의전 특혜,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건이 나왔다.

한 전 대표는 26일 오전 10시 32분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촉구하면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의 뇌물, 갑질'은 '민주당 내부 권력 다툼'이 아니라 '권력 비리'"라고 규정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는 장 대표가 이날 오전 서울 도봉산길 인근에서 국민의힘 약자동행위원회 주최로 열린 가로청소 봉사활동 직후, 취재진이 김 원내대표 문제와 관련해 묻자 "상대 당의 내부 문제에 대해 말씀드릴 것은 아니다"라명서도 "김 원내대표와 보좌진 간 폭로전이라기보다 더 큰 그림에서 대통령실, 당 대표, 원내대표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균열이 있는 것이고, 그것이 보이지 않게 표면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델리민주

한 전 대표는 전날인 25일 오후 5시 55분 페이스북에서 김 원내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번 의혹이 당내 문제라기 보다 의원직에 대한 일종의 국민 눈높이 사안이라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우리는 다 저러고 사니 괜찮다'고 하면 원내대표직을 유지해도 상관없지만, 국민의 공복인 국회의원직을 저런 분이 하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지 않으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 모두가 김병기 원내대표처럼 산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대표'니까.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은 정말 다들 김 원내대표처럼 사나?"라고 물었다.

한 전 대표는 다시 김병기 원내대표를 향해 "궁지에 몰리니 자기 보좌진 대화방도 마구 공개하던데, 그 보좌진들이 없는 걸 조작했다는 것이 아닌 이상 김병기 원내대표가 이해관계자들한테 부당한 이익 제공받은 것과 무슨 상관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는 김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10시 24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에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직원들의 일명 '여의도 맛도리' 온라인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그들은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본질에 벗어난 '여론 전환 시도'를 지적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6일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호텔 숙박권 수수 및 가족 특혜 논란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 의혹 관련 보도가 잇따르면서 민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 폭로나 여론 흐름에 따라 사퇴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원내대표는 오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 원내대표 측은 지난해 12월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뒷담화'를 한 보좌진 6명을 직권면직하면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면직된 보좌진들이 과거 업무 과정에서 주고받은 내용 등을 언론에 제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25일 페이스북에 "제보자는 동일 인물, 과거 함께 일했던 전직 보좌 직원으로 추정된다"며 전 보좌진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내용을 캡처해 공개했다. 이에 전 보좌진 측은 "김 원내대표가 통신비밀보호법,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했다"며 고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