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에 있는 '곰갤러리' 이준일 작가가 2026년 석재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석재 서병오 기념사업회(회장 김진혁)는 2026 석재문화상 수상작가로 한국화가 이준일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석재문화상은 대구에 있는 '석재 서병오 기념사업회'가 조선말과 일제강점기 때 근대 서예계의 거두인 석재 선생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업적을 이어가기 위해 만든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만 원과 상패, 3천만 원 상당의 초대개인전 개최 등이 지원된다.

올해 석재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함양 '곰갤러리' 이준일 작가

붓을 잡은 지 60여 년에 이른 이 작가는 ‘사의적 실경사생’(寫意的 實景寫生)을 중시하며 풍경과 인체 드로잉에서 독보적인 경지를 이룬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가는 1949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마치고, 70년대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을 통해 이름을 알리며 한국화 그룹 ‘한학회’의 창립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회화 5인전’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한국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작가는 1980년 대만 타이베이 국립역사연구소에서 수학하고 1983년 귀국 후 오랜 기간 후학 양성에 힘썼다. 금복예술상과 대구미술전람회 초대작가상 등을 수상하고 계명대, 대구대, 경일대, 효성여대, 대구예대, 대구교대 대학원에서 강의했으며 영남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했다.

1985년 대구 태백화랑에서 첫 작품전을 가진 뒤 서울, 부산, 독일, 일본 등 국내외에서 30회가 넘는 개인전을 개최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자유정신&마브릭스’ 그룹을 이끌며 중국 상하이대학미술관, 프랑스 파리 미셀귀에갤러리, 일본 오사카 나우갤러리 등에서 순회전을 개최, 세계무대에 한국 수묵의 정신성을 전파했다.

이준일 작가의 한국화 수묵 작품. 이상 함양군

이준일 작가는 "근대 서화의 큰 봉우리인 석재 서병오 선생님의 이름으로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며 "이순(耳順)의 세월까지 오로지 먹과 종이와 친구하며 살아왔다. 강산이 여섯 번 변하는 동안 저 또한 수없이 필묵에 스스로를 가두고 비우기를 반복해 왔다"고 했다.

그는 "거장 석재 선생님께서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를 앞서가셨듯, 저 또한 그 정신을 이어받아 이 시대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겠다"며 "대가의 깊은 뜻을 이어받기에는 아직 배움이 일천하나, 수묵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치 않고 이어가겠다. 제 예술 여정을 응원해 주신 모든 분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지난 2012년 지리산 자락 함양 곰실마을에 곰갤러리를 열며 정착했다.

이후 아름다운 풍경과 영감을 바탕으로 작품활동과 후학 양성에 힘쓰는 한편 수많은 초대전과 전시회 등을 개최, 열악한 시골지역 문화예술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곰갤러리는 함양군 함양읍 대실곰실로 467에 자리하고 있다. 연락처 010-9371-0201

■ 석재 서병오 선생은?

대구의 서화가인 석재 서병오(1862~1935년) 선생은 살아생전 추사 김정희 이후 시·서·화를 겸비한 삼절(三絶)의 문인화가로 불렸다. 시·서·화와 장기와 바둑, 거문고 등 8가지 분야에 능통해 '팔능거사( 八能居士)'라는 칭호를 얻었다.

대구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나 글씨를 배우고 중국 서화가들과 교유하면서 많은 영향을 주고 받았다. 1922년에는 전국의 서화가들이 대구에 모인 가운데 '교남시서화회'를 창립했다. '교남시서화회'는 대구를 서예 중심도시로 만드는 터전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