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인 국밥과 칼국수 값이 지속 오르자 그 자리를 점심 시간에 간단히 먹을 수 있고, 가성비가 좋은 햄버거가 차지했다.

오랜 불황 속에 점심 한 끼가 1만 원을 넘기는 현실에서 햄버거가 직장인의 점심 등 외식 메뉴로 다시 자리 잡은 것이다. 한동안 비만 유발 우려 음식으로 인식되며 한물 간 음식으로 인식됐던 햄버거의 부활이다.

롯데리아 매장 이미지. 롯데리아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대표 세트 메뉴 가격은 7300~7400원 정도로 1만 원을 넘기지 않았다. 주요 브랜드의 메뉴 단품 가격은 3000~9000원대였다.

맥도날드 빅맥은 단품 5500원, 세트 7400원이었고 롯데리아 리아불고기버거는 단품 5000원, 세트 7300원이었다.

또 맘스터치 싸이버거는 단품 4900원, 세트 7300원에 판매됐다.

버거킹의 주요 와퍼 세트 가격은 1만 원 이하였다.

이 같은 가격은 같은 패스트푸드 업종인 치킨(2만~3만 원), 피자(3만~4만 원)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가격차가 크다.

햄버거 가격은 많은 사람이 찾는 음식인 국밥과 칼국수와 비교해도 훨씬 싸다.

서울 종로·광화문 등 오피스(사무실) 밀집지의 국밥 값은 대부분 1만 2000~1만 3000원 대에 형성돼 있다. 칼국수도 사실상 1만 원 시대에 진입했다.

서울의 국밥 가격과 비교하면 햄버거 세트를 먹고도 5000원 정도가 남는다.

고물가 시대에 상대적으로 싼 햄버거가 전통의 우리 고유의 음식 시장을 잠식한 것이다.

햄버거의 수요 확대는 가격 요인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들은 햄버거의 가성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자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셰프들과의 협업과 신제품 출시로 소비자의 발길을 잡았다.

롯데리아는 '나폴리 맛피아'로 유명한 권성준 셰프와 협업해 모짜렐라 버거를 내놓았고 출시 3개월 만에 월 판매량이 400만 개를 넘기기도 했다. 크랩 얼라이브 버거도 출시 1주일 만에 당초 목표의 264%를 팔았다.

맘스터치도 미국 국적 한국인 에드워드 리 셰프와 협업한 버거 2종을 출시해 200만개를 최단 시간에 팔았다.

당연히 점포당 매출도 늘었다.

무엇보다 2024년 기준으로 점포당 매출은 3억 6300만 원으로 전년보다 7.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식 업종과 치킨의 점포당 매출 증가율은 1%대에 머물렀다.

햄버거·피자 업종 가맹점 수는 1만 8241개로 전년 대비 1.2% 증가에 그쳐 점포당 매출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

햄버거 업체들의 2024년 실적을 보면, 한국맥도날드는 매출 1조 25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8% 성장했고 영업이익 117억 원을 기록하며 8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롯데리아는 매출 9954억 원, 영업이익 391억 원을 기록했다. 8년 만에 연매출 1조 클럽 재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버거킹코리아(운영사 BKR)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7927억 원(전년비 6.4% 증가), 영업이익 384억 원(60.4% 증가)을 기록했다.

맘스터치도 매출 4179억 원(전년비 14.7% 증가), 영업이익 734억 원(21.8% 증가)을 올렸다. 공격적인 매장 출점과 가성비 높은 치킨, 피자 등 메뉴를 다양화한 것이 호실적 원인으로 분석됐다.

햄버거의 한끼 시장 확대 추세에 업계 관계자는 “대량 구매와 원가 관리가 가능한 구조가 고물가 시대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