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람도 헷갈리는 갱상도 말] 달려들다 vs 달겨들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4.19 13:41 | 최종 수정 2022.05.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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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겨들다'는 진주 등 경남 사람들이 자주 쓰는 단어입니다.
"갸가, 성질 내면서 달겨드는데 감당이 안 되더라" "소가 성 나 달겨들어 식겁했네".
여기서 '달겨들다'는 경상도 사람들이 쓰는 사투리입니다. '사나운 기세로 다가가다(다가오다)'는 뜻을 나타낼 때 쓰곤 하지요.
표준어 즉 바른말은 '달려들다'입니다.
둘의 기본형을 만들어 보면, 달겨들다는 '달기다'이고 달려들다는 '달리다'입니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달기다'를 '달리다'의 경상도, 함경북도 사투리라고 써놓고 있지요.
'에나(진짜·진주지방 사투리)'같은 여담 몇마디 하고 끝내지요.
한반도의 언어에는 나름 통하는 '길'이 있습니다.
경상도와 강원도 동해안 지방의 어투가 비슷합니다. 강원 남부 동해안 사람을 서울에서 만나면 경상도 사람인 줄 착각하기도 합니다. 38선을 넘어 더 위로 올라가면 함경도 사투리에서 경상도 사투리와 뿌리가 비슷한 게 자주 보이고요.
이들 지역은 말을 길게 하거나 짧게 하는 '장단'보다 말은 톤이 높고 낮은 '고저'가 강합니다. 태백산맥이 동서를 가로막아 동해안 길을 타고 오르내리면서 소통해서 그런가 봅니다.
반면 전라도 사투리는 충청도 서해안 사투리와 억양이 비슷하지요. 경상 말과 비교하면 유들유들합니다. 위에 말한 억양이 '고저'가 아닌 '장단'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표준어인 서울경기 말과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식당 등에서 경상도 사람들이 앉은 옆좌석 사람들은 억센(고저 중 고음) 억양에 시끄러워서 성가시지요. 전라나 충청, 서울 사람 말은 경상도 사람 말보다 나긋나긋합니다.
경상도 사람들이 서울에서 전라도 사람들에 비해 어투를 바꾸지 못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전라도 분들은 서울 말을 금방 익힙니다. 어투가 같은 '장단'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