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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람도 헷갈리는 갱상도 말] '콩지름'과 '질금'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2.17 10:14 | 최종 수정 2022.05.21 10:44 의견 0

더경남뉴스는 경상도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쓰는 사투리 길라잡이 방을 마련합니다. 말하면서도 제대로 대별이 되지 않거나, 뜻 모르고 쓰는 사투리의 의미를 톺아내 소개합니다. "아하! 유레카!(알았다!)"라며 감탄할만한 낱말을 찾아내겠습니다. 문장 중간에 간간이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도 써 글 분위기도 돋우겠습니다. 많은 관심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그제가 정월 대보름이어서 '콩나물'과 '숙주나물' 사투리에 관해 알아봅니다.

두 나물이 생김새와 맛이 크게 다르지 않아 상당수의 사람들이 콩을 활용한 식품인 것으로 압니다. 둘 모두 싹을 키워서 먹습니다.

먼저 콩나물을 살펴봅니다.

'갱상도' 사람들은 일상에서 콩나물을 ‘콩지름’이라고 말합니다. 시루에다 노란 콩, 검은 콩 등 콩의 종류를 넣고 물을 줘 키웁니다. 주로 노란 콩을 사용합니다. 큰 콩을 사용하면 콩머리가 크다고 합니다.

갱상 지방에선 '콩지름' 말고 ‘콩질금’, ‘콩질검’, ‘콩지럼’, ‘콩지림’, ‘콩기름’ 등으로도 씁니다. 쓰는 지역은 다소 다르지만 모두가 사투리입니다.

'콩지름' 말은 경남과 경북을 중심으로 많이 쓰고 전남·북의 일부 동부, 강원의 남부 일부, 제주 등지에도 분포합니다.

콩의 싹에는 피로 회복에 좋다는 비타민 C가 많답니다. 또 아미노산의 일종이면서 숙취에도 좋은 아스파라긴도 많습니다.

이어 '질금'을 알아보겠습니다. 숙주나물이 표준어입니다.

콩나물과 생김새가 비슷하고, 사투리 발음(콩지름, 콩질금)도 얼핏 비슷해 갱상 사람들도 혼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질금'은 콩이 아닌 겉보리로 키웁니다.

나물로 무쳐 놓으면 작고 연한 콩나물처럼 보여 콩나물류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요. 어떤 고장에서는 ‘길금’이라고 합니다. '질금'에는 눈 건강에 좋은 비타민 A가 많다고 합니다. 소고기를 먹을 때 함께 먹으면 궁합도 좋다고 하네요.

싹이 난 보리를 말린 것은 '엿기름'으로도 불립니다. 사투리로 '질금가루'라고 합니다. 엿과 식혜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해서 붙인 이름이지요.

민간 요법에 엿기름을 다린 물을 마시면 젖의 양을 줄어들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전합니다.

두 사투리의 의미와 차이를 알고 쓰면, 지역 사회에서의 의사소통도 더욱 원활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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