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 되면 자주 쓰지만 제대로 구분도 못 하고 쓰는 단어가 많다. 순과 싹, 잎도 그렇다. 싹과 순은 일상에서는 서로 비슷한 뜻으로 쓴다. 하지만 다른 게 있다.
먼저 순을 보자.
순은 한자어다. 많은 사람이 순수 우리말로 알고 있지만 순(筍-笋)이다.
순은 '나무의 가지나 풀의 줄기에서 새로 돋아 나온 연한 싹'이다. 나무와 줄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과수원에서 '포도나무 순을 친다'고 할 때 쓴다.
새순은 또 무엇인가.
우리 말의 새과 한자의 순이 합쳐진 새순(새筍)이다. 아린잎에 되기 전 새로 돋아나는 순이란 뜻이다. '새로'란 단어를 강조한 것으로 보면 된다.
다음으로 싹을 보자
싹이란 씨와 줄기, 뿌리에서 처음 돋아나는 어린잎이나 줄기를 이른다.
싹은 순처럼 나무가 아닌 줄기나 씨, 뿌리에서 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의 줄기는 싹이 나서 큰 줄기를 말한다. 순이 나는 나무 줄기와는 조금 달리봐야 할 듯하다.
이와 별개로 ▲움트기 시작하는 현상 따위의 시초를 비유적으로 이르고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뜻한다.
어린싹도 있다. 어린싹은 '종자의 배(胚)의 일부분이며 싹이 나서 줄기나 잎이 되는 부분'을 말한다. 비슷한 말은 어린눈, 유아다.
잎은 이파리를 세는 단위다. 비슷한 말은 이파리, 잎사귀다. 또한 ‘꽃잎’을 달리하는 말이다.
잎은 줄기 끝이나 둘레에 붙어 나고 호흡과 탄소동화 작용을 한다. 대개 녹색으로 양은 넓적하고 잎몸, 잎자루, 턱잎 따위로 이루어진다.
결론적으로 순과 싹, 잎을 어떻게 구별할까?
대체로 나무와 줄기에서 나면 순이고, 씨와 뿌리에서 나면 싹으로 본다.
가지나무순, 고구마순 등이고 화단 등에서 나는 것을 새싹이라고 한다.
크기로 기준을 삼으면 순과 싹은 구별하기 어렵다.
굳이 단어 뜻으로 구별해 크기로만 본다면 어린 순이 가장 작다. '순=어린싹'이다. '싹=어린잎'이니 그 다음 크기는 싹으로 볼 수있다. 셋 중 가장 큰 것은 잎이다.
유의어, 즉 뜻이 비슷한 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말에 감칠맛을 더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언어학자들은 서울표준어 말고 사투리도 선별해 표준어에 많이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어 종류가 풍성해지면 사람의 심성도 유해져 사회가 맑고, 밝아지고, 윤택해 진다고 한다. 길가 가게 간판을 보면 감탄할만한 이름이 적지 않다.
다만 단어가 많아지니 많은 사용에 따른 사회적인 비용은 더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