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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특사경, 김치업체 소금 원산지 거짓표시 현장 적발

양념용 천일염(국산)만 표시, 절임용 수입 소금 표시 없어
치솟는 소금 가격을 버티지 못하고 수입소금 사용 업체 늘어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5.02 22:04 의견 0

경남도는 "수입 천일염을 사용한 절임배추로 김치를 생산·유통하면서 소금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업체를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경남도 특별사법경찰이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김치 제조업체를 적발했다. 경남도 제공

도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3월부터 김치의 원산지표시위반과 불량 식재료 사용 등 위법행위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국내산 및 수입 김치를 대상으로 기획단속을 했다.

이번 단속에 적발된 A업체는 중국산 천일염을 배추절임에 사용하면서 절임배추(국산 100%), 천일염(국산)으로 표시하나 업체 누리집에 ‘중국산 고춧가루 이외의 전 재료는 100% 국산’으로 홍보하는 등 소금의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해 식자재 마트와 다수의 식재료 업체에 약 55t의 김치를 유통해 원산지 표시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절임배추에 사용한 중국산 소금. 경남도 제공

A업체 대표는 “배추절임에 들어가는 수입산 천일염을 표시해야 하는지를 몰라 제품에 표시하지 않았다. 절임소금을 제외하고 양념에 사용하는 소금이 모두 국산이라는 의미로 천일염(국산)으로 원산지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 특사경은 소금 대부분을 배추절임에 사용하는데도 양념 소금의 원산지만 표시한 것은 소비자가 주재료인 중국산 소금의 사용 여부를 알 수 없고, 국산 소금을 사용해 김치를 만들었다고 오인할 수 있는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다른 B업체도 호주산 천일염을 배추 절임용으로 사용하면서 절임배추(국내산), 천일염(국내산)으로 표시한 김치 제품을 제조·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도 특사경은 두 업체를 형사입건해 위반 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김치 등 절임류의 원료로 사용되는 소금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 하고 있다.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업체는 형사입건 후 검찰 기소 등 절차를 거쳐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미표시 업체에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김치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소금 가격은 계속 급상승 하고 있고, 정제염(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염화나트륨만 분리한 소금)의 경우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그간 배추절임에 국산 소금만을 고집해 사용했지만 이제는 수입 소금을 사용한 제품을 별도로 생산할 수밖에 없다”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어려워진 경영상황을 토로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산 굵은소금(5kg) 소매가격은 지난해 4월 7850원에서 올해 4월 현재 1만 1064원까지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 2019년 4월 7390원과 비교하면 49.7% 치솟았다.

반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과 호주산 천일염은 국산 천일염에 비해 1/5 수준의 가격으로 거래됐다.

한편 도 특사경은 이번 적발 사례를 바탕으로 소금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식품과 업체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원산지 위반 행위를 근절해 나갈 예정이다.

김은남 경남도 사회재난과장은 “최근 물가가 멈출 줄 모르고 오르고 있어 일부 비양심 업체의 원가절감을 위한 원산지 위반 행위는 더욱 우려되고 있는 시기”라며 “도민의 알권리 보장과 공정거래 유도를 위해 원산지 표시에 대한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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