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본사' 김현준 LH 사장, 사퇴 표명… 문재인 정부 대형 공공기관장 중 처음 밝혀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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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1 09:18 | 최종 수정 2022.08.1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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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전 정부에서 임명한 대형 공공기관의 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김 사장이 처음이다.
11일 정부와 LH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직접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김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4년 4월까지다.
김 사장은 새 정부의 토지·주택 정책을 뒷받침 할 새로운 적임자를 찾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해진다. 김 사장은 10일 LH 주요 간부들에게도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장을 지냈고, 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제기 직후인 지난해 4월 LH 사장에 올랐다.
김 사장은 취임 후 땅 투기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전 직원 재산등록제 등을 도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 등 부정부패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만들고, LH 혁신위원회·적극행정 위원회를 신설해 조직 쇄신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간부 직원들이 공식 업무 출장지에서 골프를 쳐 도마위에 올랐고, 자신을 포함한 전 고위직이 금요일 오후 조기퇴근을 하면서 조직 기강 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들 건이 사퇴 결정을 앞당기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있다.
김 사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LH와 국토부는 다음 주에 퇴임 절차를 밟고 차기 사장 공모에 들어간다.
후임에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부동산 공약 설계를 주도한 김경환 전 서강대 교수와 심교언 건국대 교수,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한편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 사퇴 문제가 불거지면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임기제 공무원 임기와 대통령 임기를 맞추는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어 민주당은 당론으로 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권이 바뀐 뒤 줄곧 "윤석열 정부의 가치와 철학이 다른 분들이 왜 공공기관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느냐"며 "민주당이 지난 5년의 실패를 인정 한다면 알박기 인사들에게 자진사퇴 결단을 요청하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실패 정책의 하나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을 역임한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황 원장은 수십조를 퍼부었지만 실패작으로 끝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주도했었다.
하지만 정부 부처 격인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물러나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