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외식의 왕자'로 인식 되던 짜장면. 중국에서 전해진 중화요리의 하나로 고기와 채소를 넣어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벼 먹는 음식이다.
그런데 열에 아홉 사람은 '자장면'이 아닌 '짜장면'으로 발음 한다.
'자장면'이란 표기는 틀린 걸까? 둘 다 표준어다.
국립국어원의 권고로 그간 '자장면'만 표준어로 인정해왔지만 지난 2011년 8월 31일 '짜장면'도 표준어로 인정했다.
우리나라 '자장면'의 유래는 중국의 가정 요리인 '작장면(炸醬麵)'이다. 한자를 풀이하면 작(炸)은 ‘불에 튀기다’, 장(醬)은 발효식품인 된장, 면(麵)은 밀가루 국수다.
따라서 한글의 표준 중국어 표기법으로는 작장(炸醬)은 '자장'이다.
국립국어원은 당시 "'자장면'은 중국식 한자 표기 원칙으로도 '자장'이고 표준국어대사전(1999년) 발간 이전에도 민간 사전이나 언론 매체가 주로 '자장'이라고 썼기 때문에 표준이 됐다"고 설명했었다.
일각에서는 같은 중국 음식으로 된소리로 발음하는 '짬뽕'과의 연관성과 형평성도 주장하기도 한다. 다만 연관성은 적다.
또 표준어로 삼을 당시 짬뽕은 경쟁 단어가 없었고 '여러 가지를 뒤죽박죽 섞어놓은 상태'라는 뜻을 반영해 짬뽕을 표준어로 정했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게임', '버스', '서비스' 등이 께임, 뻐쓰, 써비쓰로 발음 되듯 '자장면'으로 쓰고 '짜장면'으로 읽으면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역사가 깊은 중국어와 한글의 연관성과 영어와 한글의 연관성의 차이가 있다며 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자는 현대 사회가 여유로움이 없이 빠르고 격하게 변화하면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점점 경음(된소리)과 격음(격한소리)화 하면서 '짜장'과 같은 된소리가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아닌가 분석해 본다. 사회가 자꾸 팍팍해지면서 언어도 격해졌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자장면 유래를 알아본다.
1882년 임오군란으로 청나라 병사들이 조선 땅에 많이 파병되면서 전파된 산둥(山東)식 자장면이 처음 들어왔다.
이후 인천 제물포의 중국음식점인 '공화춘'에서 정식 메뉴로 새롭게 탄생했고, 많은 화교들이 생존 수단으로 중국집을 잇따라 개업 했다. 일제강점기 때 공화춘은 중국 음식의 대명사로 불렸고 고급 음식점이었다. 공화춘의 성공에 중화루·동흥루 등 많은 중국 음식점들이 뒤이어 생겨났다.
자장면은 이제 중국에 가도 못 먹는 완벽한 한국 음식으로 자리했다. 요즘은 되레 한국식 자장면이 중국에서 유행을 타고 있다.
한국식 자장면은 중국의 된장인 첨면장(甛麵醬)과 달리 첨면장에 캐러멜과 밀가루를 넣어 만든 춘장(春醬)을 쓴다.
자장면이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안착한 이유는 먹고 살기 어렵던 1950년 무렵 미국에서 원조 등으로 대량으로 들어온 밀가루 덕분이다.
자장면은 값이 싸고 열량이 높고 맛이 상당히 있다. 성인 남자 기준으로 하루 칼로리 권장량이 2500kcal인데 자장면 한 그릇의 열량은 약 700kcal 정도다. 비빔밥 한 그릇의 평균 열량이 550kcal이고 삼겹살 1인분(200g 기준)은 620kcal이다.
따라서 자장면 외식(별식)은 당시로선 영양이 많은 음식이고 도시의 낭만이 되었다.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도 자장면 확산에 한몫을 했다.
또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수립되면서 자리한 '빨리빨리 문화'는 바로 배달시켜 금방 먹을 수 있는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게 했다. ‘철가방’으로 불리는 배달 시스템 덕분이다. 요즘 배달앱의 원조격이다.
배달앱 서비스에 몇천원 붙는 지금, 특별해 보이는 것은 중국집 배달은 아직도 공짜라는 점이다.
전국에 자장면집은 2만 4천 개 정도가 있고, 하루 평균 600만 그릇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 8명 중 1명은 매일 자장면을 먹는다는 뜻이다. 이미 상품화 돼 마트 등 진열대에 다양하게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