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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특별연합’ 폐지 놓고 경남도-민주당 논쟁 가열

민주당, 도민 공청회·토론회 제안에
경남도 “정치공세 즉각 중단하라”

정창현 기자 승인 2022.11.09 10:40 | 최종 수정 2022.11.09 11:11 의견 0

경남도가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 폐지규약안을 행정예고 하자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부울경특별연합정상추진특별위원회가 잇따라 기자회견을 여는 등 연일 공격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추진특위는 지난 8일 도의회에서 ‘박완수 경남지사 자기부정 규탄 및 특별연합 도민토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박완수 도지사가 국회의원 당시에는 특별연합 설치 및 지원 근거가 됐던 법률안에 찬성했다"고 공격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부울경특별연합정상추진특별위원회가 8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당 제공

추진특위는 “박 지사는 국회의원 때 부울경특별연합 설치 근거를 마련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특별연합 행정·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면서 "이는 박 지사가 초광역 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도지사 간 약속이나 동맹 형태가 아닌 법적 절차를 통해 조직되는 안정적인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것이고, 자기부정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청회·토론회를 여야 공동으로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경남도는 뒤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이전 김경수 경남도지사 때도 행정통합을 주장했는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를 반대한다"며 "민주당이야말로 자기모순"이라고 반박했다.

김용대 경남도 공보특보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특별지자체 설치근거 뿐 아니라 의회 인사권 독립, 주민감사 청구제도 개선 등 지방자치 강화를 위한 제도 전반을 개선하는 취지를 담은 32년만의 역사적 개정이었다"면서 "특별연합 설치를 위한 도구만으로 의미를 한정하고 왜곡하는 것은 맞지 않다. 또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상 초광역권은 특별지자체뿐 아니라 2개 이상 지자체가 상호 협의해 설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특별연합이 아니더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김경수 전 지사도 행정통합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박 지사가 통합을 주장하니 반대하고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려고 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자기모순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도민 여론수렴은 폐지규약안을 행정예고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토론회 제안을 일축했다.

민주당이 밝힌 비교 내용. 민주당 제공


■다음은 민주당의 8일 기자회견 전문이다.

2020년 12월 9일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박완수 지사는 부울경특별연합의 설치 근거를 마련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또한 2022년 1월 11일, 특별연합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도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초광역 발전 사업을 획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도지사들간의 일시적 약속이나 동맹 선언 형태가 아니라 ‘법적 절차’를 통해 조직되는 안정적인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박 지사 역시 인식했다는 것입니다.

박 지사는 지방선거 기간에도 특별연합에 반대하지 않았고, 도지사 당선 이후 8월 초까지도 특별연합의 재정 문제와 권한 이양 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특별법을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9월 19일, 급조된 연구 용역 결과를 들어 특별연합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연구용역 보고서를 도의회에 제출하지도 않은 상태였고, 도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은 채 잘못된 사실을 성급하게 주입하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는 국정감사를 앞둔 10월 12일, 3개 시도지사가 비공개 간담회를 하더니 뜬금없이 ‘부울경 경제동맹’을 선포했습니다.

‘김경수도정’에서 ‘메가시티 구축의 기초공사’로 3년 넘게 공들여 추진해 온 특별연합을 한순간에 뒤집어엎고, 축소모조품에 불과한 경제동맹을 급히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박완수’와 ‘도지사 박완수’는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기 부정을 보여준 것입니다.

부울경특별연합은 여야가 모처럼 진영을 초월하여 함께 뜻을 맞추고 노력하여 첫 삽을 뜬 성과물입니다. 이것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과정으로 보나, 앞으로 사업 추진의 방향으로 보나, 박 지사의 행보는 오히려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일입니다.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도민들에게 큰 손해를 끼치는 일인데도 ‘실익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 자기모순입니다.

더 큰 문제는 박 지사가 이 모든 절차를 지나치게 성급하게, 졸속으로 처리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박 지사는 최근 경남도 보도자료를 통해 ‘경제동맹 속전속결 추진’을 강조하고 있는데, 특별연합 파기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내용과 형식면에서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성급하게 <특별연합 규약안 폐지안>을 행정예고 하더니, 도의회에서 어떻게든 빨리 처리해 주기를 바라는 모습입니다. 도지사와 같은 정당 소속의 정치인들이 도의회 절대 다수를 차지한 상태에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려는 움직임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습니다.

이에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대로 도의회에서 12월에 특별연합 폐지안을 급히 통과시켜서는 절대 안 됩니다. 도민들 다수가 찬성했던 정책을 짓밟을 권한은 도지사에게도 도의회에도 그 어느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반드시 도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충분히 수렴해야 합니다.

특별연합은 중앙정부에서 명령하달 식으로 성립한 단체가 아닙니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즉 지역의 요구를 국회와 중앙정부가 반영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고, 행정안전부도 갑자기 규약을 폐지하거나 승인 취소를 할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는 ‘특별연합 탈퇴’라는 말조차 성립하지 않습니다. 1월에 업무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에서 특별연합 자체 의회를 구성하기도 전에 박완수 지사가 밥상을 엎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박 지사와 도의회, 그리고 지역정치인 모두에게 촉구합니다.

도민들께서 제대로 비교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공청회와 토론회를 여야 공동으로 개최해야 합니다.

도민들 다수가 찬성했던 정책이라는 점을 절대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만약 다른 대안과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면 제대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어떤 정책이든 일시적인 여론조사 수치로는 충분히 도민들을 설득했다고 결코 단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여 도민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해야 합니다.

단언컨대 전임 도지사나 이전 도의회는 결코 자신들이 열매를 따 먹기 위해 특별연합을 추진한 것이 아닙니다. 지역소멸이라는 심각한 위기를 목도한 상태에서, 지방을 살릴 마지막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 때문에 뜻을 모았던 것입니다. 이 중요하고 절실한 기회를 박완수 지사와 12대 경남도의회가 날려버린다면 그 책임을 누가 감당할 것입니까?

2019년 김경수 지사가 메가시티 구상을 발표한 이후 2020년 12월 지방자치법 개정안 통과까지 만2년이 걸렸고, 국무회의를 거쳐 2021년 1월 지방자치법이 공포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또다시 1년경과 후 시행이 되기 때문에 2022년 상반기에 도의회와 행안부 승인을 거쳐 특별연합 출범이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지방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부울경만의 시간’을 충실히 보냈습니다. 이 시간들을 거꾸로 되돌리는 결정을 하면서 도민들에게 의견도 구하지 않겠다는 것입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하여 말씀드립니다.

특별연합 규약 안 폐지안은 절대 졸속으로 의회에 상정되거나 통과될 수 없습니다. 박 지사가 더 큰 경남에 대해 다시 신중하게 고민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아울러 <부울경 특별연합 도민 대토론회> 개최를 강력하게 제안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 11. 8

민주당 경남도당 부울경특별연합정상추진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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