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내 아이, 진짜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김창화 경남 진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우리는 지난 2021년 2월 서울에서 발생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을 기억한다. 양부모는 생후 8개월 된 여아를 입양한 뒤 지독한 학대를 지속해 16개월의 꽃다운 아이는 상처 가득한 채 빛나지 못하는 별이 되었다. 미움도 증오도 모르는 아이는 “왜?”라는 의문도 갖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났다.
아동학대 이야기다.
그것은 '몇몇의 나쁜 사람들이 숨겨진 장소에서 악의적인 폭행과 괴롭힘으로 이루어진 잔혹한 사건'이 맞을까?
2022년 한햇동안 경남 진주경찰서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179건을 분석하면 가해자는 친부모 146명, 친인척 4명으로 무려 83%에 이른다.
사법처리한 43건 분석하면 학대 행위자 중 친인척이 31명(친부모 28명), 학교 등 보육관련자가 9명으로 무려 93%이다. 장소는 가정 27건, 학교 등 보육장소가 8건으로 81%가 가정과 보육 장소에서 이루지는 걸 알 수 있다.
결국 아동학대는 사랑하고 책임져야 할 가족이나 보육관련자에 의해 행복하고 안전해야 할 가정이나 보육장소에서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가족 간에 이뤄지는 학대는 어떤 것일까? 현장에서 느끼는 아동학대의 가장 전형적인 경우는 아동이 휴대전화 등에 빠져 공부나 생활을 소홀히 한다는 이유로, 훈육 차원에서 체벌하는 경우였다.
우리가 당연한 훈육이라고 생각하는 것, “내 자식 잘되어라고 가르치는 것이 왜 잘못되었나?”이며 이는 현장 경찰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그러나 민법상 부모의 징계권(친권자는 그 자녀의 보호나 교양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 징계할 수 있다)은 2021년 1월 8일자로 삭제됐다. 놀라운 것은 성인의 78.8%가 이를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세이프더칠드런. 성인 1000명 설문조사 결과)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제 법 개념의 아동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18세 미만)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서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러므로 비록 훈육의 이유일지라도 아동 체벌은 아동학대가 될 수 있으며, 그것이 단 1회에 그치더라도 마찬가지며, 아이 앞에서 부부 간의 다툼도 정서적 학대로 봄이 상당하다.
더불어 필요한 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 나쁜 환경에서 생활하게 하는 것, 필요한 용돈을 지불하지 않는 것도 사안에 따라 유기나 방임이 될 수 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책 제목이 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문구의 상징성이 탁월해 여전히 기억한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 경구를 다르게 기억해야 한다. 상징성이 아닌 현행법에 규정된 명문 규정으로 각인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전체 아동학대는 아니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 자신이 보살피는 아이만 챙긴다면 진주경찰서 관내의 아동학대 사법처리를 무려 90% 상당을 줄일 수 있다.
사랑하는 내 아이, 진짜로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