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생활가전의 세계 핵심 생산기지인 미국 테네시 공장에 '완결형 통합생산체제'를 갖추고 세탁기에 이어 건조기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테네시 공장은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와 같은 수준의 첨단 기술을 접목해 자율 지능형으로 구축됐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로봇을 활용해 공정을 완전 자동화 했다.
18일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018년 말 미국에서 처음으로 테네시 공장(연면적은 9만 4000㎡)을 준공하고 세탁기 생산라인 2개를 가동한데 이어, 지난해 9월 시험가동한 건조기 라인을 최근 본격 가동했다.
LG전자 미 테네시 공장에서 프레스 가공으로 만들어진 세탁기 커버가 공중 컨베이어를 거쳐 다음 공정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테네시 공장의 3개 라인에서 드럼세탁기, 통돌이세탁기, 건조기를 생산한다. 이 공장에서의 연간 생산능력은 세탁기 120만 대, 건조기 60만 대다.
직원은 사무직 150여명을 포함해 950여명이다.
LG전자 미 테네시 공장과 부지
테네시 공장은 부품 제조부터 세탁기를 완성하고 포장하는 작업까지 하나의 라인에서 수행하는 '완결형 통합생산체계'를 갖췄다. 따라서 부품 공급 지연이 거의 없어 생산·공급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테네시 공장은 금속 프레스 가공, 플라스틱 사출 성형, 도색 등 부품 제조에도 데이터 수집·분석 기술을 더했다. LG전자는 관계자는 "부품 생산성은 기존보다 20% 향상됐고 불량률은 60% 정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통합생산라인에서는 로봇이 화염이 나오는 용접, 나사 체결 등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한다. 이와 함께 적재함 최대 600kg을 최적의 경로로 자동 운반하는 무인운반차(AGV) 166대도 도입했다. 사람이 하루에 6000번 이상 했던 일을 대신하고 있다. 생산라인에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AGV는 단순히 짐을 운반하는 게 아니라 자재 공급 시스템과 연동돼 부품을 알아서 가져다준다. AGV는 공장 바닥에 있는 3만여개의 QR코드를 따라 움직인다.
LG전자는 현재 63%인 테네시 공장의 자동화율을 올해 연말까지 70% 가까이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는 생활가전 제조공장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LG전자는 이 공장 준공 이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인 대유행) 이후 물류비용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 공장 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테네시 공장에 도입된 무인운반차(AGV)
지동 무인운반차(AGV)가 운반물을 옮기기 위해 운반물 아래에 다가서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워시타워 생산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 확보한 공장 부지는 125만㎡에 이르고 현재 10% 정도만 활용하고 있다.
테네시 공장은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등대 공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창원 공장은 지난해 3월 가전업계 최초로 등대 공장에 지정됐다.
등대 공장은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으로 WEF가 매년 두 차례씩 선발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공기청정 등 가전 분야)사업본부장 사장은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에 건조기 생산라인을 신설했다"며 "북미에서의 세탁·건조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창원 LG스마트파크도 계속 고도화에 주력한다. 창원 공장의 자동화율은 45%다.
창원 LG스마트파크는 1단계 완공 상태이며, 최종 완공되는 2025년에는 고도화된 냉장고 생산라인 1개가 추가된다. 나아가 오븐과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 구축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