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염소 값 지속 상승···'보신탕' 대체재 자리 잡나
흑염소 가격 반년만에 73% 급등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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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5 07:09 | 최종 수정 2024.06.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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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탕, 즉 흑염소 고기가 보양식으로 급부상 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5일 한국흑염소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으로 산지 흑염소 시세는 암염소 ㎏당 1만 9천 원으로 지난해 7월 1만 1천 원보다 73% 올랐다. 특히 생후 3개월 된 암염소(일명 젓띄기)는 같은 기간 kg당 1만 3천 원에서 3만 원으로 배 넘게 뛰었다.
흑염소 값이 오른 이유는 소비자들이 몸에 좋다며 보신용으로 많이 찾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의 한 흑염소 음식점 주인은 “몇 년새 염소탕을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어르신의 몸 보양을 위해 모시고 오는 가족이 많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신 전문점에서는 기존 보양탕으로 인식되던 개 보신탕에 염소탕을 추가하거나 아예 ‘염소 전문점’으로 간판을 바꾸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메뉴도 불고기 등으로 다양화 하면서 찾는 사람이 늘고 매출도 오르고 있다.
경남 진주의 한 흑염소 전문점 주인은 “국내산 암컷 흙염소 생고기 가격이 4년 전 1㎏당 2만 원 초반에서 4만원 대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는 일명 '개소주'라는 엑기스(진액) 몸보신 시장에다 '보신탕' 시장까지 더해지면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사회에 개가 반려동물로 자리잡으면서 보신탕으로 상징되는 개고기 시장은 지속 축소되고 있다.
몸보신 시장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와 관련 개 식용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반면 몸보신에 대한 관심은 여전해 전통적인 보양식품인 흙염소가 주목 받는다고 보고 있다.
한 음식 평론가는 “옛날에는 단백질 공급원인 고기가 부족해 개를 가축으로 사육해 먹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반려동물 지위로 자리잡았다”며 “보신탕의 종말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흙염소의 보신 효능은 점점 알려지면서 관심이 늘고 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리에서 흙염소를 방목하는 한 농장주는 보신 고기로서의 흙염소의 경쟁력을 극찬했다.
그는 "흙염소 고기는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기름과 달리 먹고 나서 기름이 묻은 그릇을 일반 물로 씻어도 엉기지 않을 정도로 잘 씻긴다"며 "그만큼 사람 몸에 좋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