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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 예방에 염소와 양 투입…건물 주변에 풀 먹어치워 '불길 확산' 차단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8.17 11:27 | 최종 수정 2022.08.21 23:43 의견 0

스페인에서 염소와 양 떼가 산불 피해를 막는 용도로 시범 투입됐다. 건물 인근의 수풀 지대를 없애 '자연 방화대'를 만들기 위해서다.

16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의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바르셀로나 교외의 콜레솔라 공원에서 염소와 양 떼를 풀어 산불 피해(확산)을 막기 위한 시도가 시범적으로 시작됐다. 모두 290마리가 투입됐다.

흑염소 떼가 풀을 뜯어먹는 모습. 정창현 기자

염소와 양은 산야를 누비며 풀과 나무 등 못 먹는 게 없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해 '염소 떼가 지나가면 남아 있는 것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 염소 떼가 오가는 곳은 땅이 반질반질할 정도로 닳아 풀을 찾아볼 수 없고, 풀이 다시 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콜레솔라 공원에서는 한해에 평균 50번 가량 산불이 발생한다. 이곳에 투입된 양과 염소들의 임무는 풀과 넝쿨, 낙옆 등을 배불리 먹어치우는 것이다.

가디언은 유럽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가축을 이용해 산불 피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유럽 남부에서 최근 이상고온으로 산불이 자주 발생하면서 옛날 방식을 다시 활용하기 시작했다.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해 염소, 양 등의 가축을 이용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2019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벤추라 카운티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 이곳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서관이 염소 떼가 주변의 관목을 뜯어먹어 생긴 빈 공간 덕분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

당시 산불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도 "염소들이 레이건도서관의 산불 피해를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공의 일부를 염소들에게 돌렸다.

레이건 대통령도서관은 지난해 5월에도 캘리포니아에서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자 산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도서관 주변에 350마리의 염소 떼를 풀어 주위의 수풀을 뜯어먹게 했다.

포르투갈에서도 파이아 브라바 보호구역에서 말을 방목해 지난 2017년 산불 피해를 막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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