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있는 과기정책연구원의 '우주항공청' 세종·대전 지역 설문 공개 논란
연구개발 분야 충청권 유지 의도 분석에
박완수 지사 "사천도 세종시 건설청 같은 조직 필요"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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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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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특별자치시에 있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가 지난 5일 '우주개발 확대에 따른 국가우주개발 거버넌스 개편방안' 보고서를 누리집에 공개해 편향성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보고서는 산·학·연·정 전문가 100명을 설문조사해 우주항공청의 설치 지역으로 대전·세종권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67%로 높게 나왔다는 결과를 실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국무총리(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이다.
경남 지역에서는 이 자료의 배포가 대통령 공약인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 연구개발 분야 시설을 대전·세종에서 유지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관련해 대전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지속적으로 우주항공청을 국 단위로 축소해야 한다는 등으로 사천 설립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대전에 있는 항공우주연구원 등 관련 연구 조직들도 우주항공청의 사천 설립을 꺼리고 있다. 사천이 서울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이유다. 기저엔 수도권 중심주의, 엘리트 이기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경남도와 진주·사천시 등 서부경남 지자체들로서는 우주항공청에서 연구개발 기능이 빠지고 일개 산업체로 전락하면 우주항공청 유치 효과가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반격했다.
박 도지사는 지난 6일 도 실국본부장회의에서 “우주항공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거와 교육, 교통 등 정주여건 마련을 포함해 전문가들이 새로운 도시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우주항공복합도시를 조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종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조성할 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같은 전담조직을 설치한 사례가 있다. 도와 정부, 사천시가 함께 전담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하는 등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지난 2일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입법예고 됐고 우주항공청이 우주항공기술이라든지 우주항공산업 육성, 우주항공인력 육성 등 다양한 분야에 모든 행정·재정적 지원을 담당하도록 돼 있다”며 “우주항공청 직원들의 주거 문제라든지, 교육·의료·교통 체계 부분 등 정주여건 마련에 필요한 근거를 특별법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은 과학기술정부통신부나 우주항공청 설립 추진단과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시를 만든 정부 조직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현재 차관급이 기관장을 맡고 3개 국으로 구성돼 있다.
도와 사천시는 행복청처럼 우주항공청과 연계한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우선 도시발전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의 뼈대는 우주항공청 중심의 행정복합타운 개발 기본구상과 실행 계획이다.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힘만으로 한계가 따른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사천을 행정복합타운,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연계한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만들려면 정부 지원이 절대적이다.
세종과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에 정부가 대대적인 투자를 해온만큼 경남에도 정부 조직을 구성해 국가예산 투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