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에 오는 2042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집적단지)가 조성된다. 삼성전자가 이곳에 무려 300조원을 투입하며, 기존의 기흥·화성·평택·이천 반도체 단지와 연계된다.
정부는 이에 인·허가 기간을 줄여주는 등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 사업을 지원하고 시설투자 공제율도 올려주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3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수도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신규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은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의 하나로 용인 남사면에 2042년까지 300조원(연평균 15조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인 팹(fab) 5개동 등 생산시설을 조성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용인 일대 710만㎡을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용인 반도체 단지는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조성한 기흥캠퍼스, 고 이건희 회장의 평택·화성 캠퍼스에 이어 지난 해 10월 회장에 취임한 이재용 회장의 작품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따로 보도자료를 내어 “새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될 수 있다”며 “300조원이 투자되면 직간접 생산유발 700조원, 고용유발 160만명이 생길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에스(DS)부문장(사장)은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대한민국 미래 첨단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균형발전 역행 지적과 관련,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충청·경상·호남 등에 향후 10년간 60조 1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관련 투자 분야는 반도체 패키지, 최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첨단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기업들이 6대 첨단산업에 총 5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삼성전자의 300조원을 빼면 지난해 5월 밝힌 대규모 투자 발표 내용과 비슷하다.
삼성전자 300조원 외의 투자 분야는 디스플레이(62조원), 이차전지(39조원), 바이오(13조원), 미래차(95조원), 로봇(1조7천억원) 등이며 2026년까지 20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정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선제적 준비, 이차전지 생산용량 확대, 전기차 생산규모 확대 등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기업들의 투자에 지원을 하기 위해 양자·인공지능(AI)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에 5년간 25조원을 투입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공계 우수 인재를 선발해 국외연수를 지원하는 등 혁신인재 양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첨단 기술과 설비를 갖춘 핵심 생산시설은 국내에, 국외 시장 공략을 위한 양산 공장은 해외에 조성하는 ‘마더팩토리’(Mother Factory) 전략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