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도로 옆서 발버둥치는 여성 끌려 차량에 납치돼…경찰 대처는?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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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1 21:49 | 최종 수정 2023.04.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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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서 한 여성이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강제로 차에 태워져 살해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주민들로부터 납치 신고를 받은 뒤 약 35시간 만인 31일 오전 10시 45분쯤 3명의 용의자 중 한 명을 경기 성남에서 검거하고, 오후 1시 15분쯤 인근에서 또 다른 용의자를 검거했다. 나머지 한 명은 강남 논현동에서 오후 5시 40분 체포됐다.
하지만 경찰이 CCTV에서의 급박한 상황을 곧바로 직시하고 촘촘한 공조 추적을 해야 했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밤 11시 48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남성들이 여성을 폭행하고 차에 태워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격자들은 “살려주세요”와 같은 여성의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CCTV 화면에는 한 남성이 바닥에 주저 앉은 여성의 몸을 붙잡고 강제로 끌어 당겨 차에 태우는 모습이 담겼다.
피해 여성의 가족은 사건 발생 다음 날 이 여성이 귀가하지 않고 직장에도 출근하지 않았다며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차종 및 차량 번호를 파악하고, 용의자들의 신원과 이동 동선을 확인했다.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은 대전과 충북 청주시 등을 거치며 도주했다. 납치범들은 도주 과정에서 이 여성을 납치했을 때 쓴 현대차 벨로스터를 30일 오전 대전 인근에 버리고 렌터카로 갈아탔다. 경찰은 벨로스터를 발견했지만 용의자들은 현장을 이미 떠난 뒤였다. 이들은 청주를 거쳐 각자 헤어져 경기 성남시로 이동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관 등이 동원돼 검거에 나서 먼저 용의자 A(30) 씨를 31일 오전 10시 45분쯤 성남시 수정구 모란역 인근에서, B(36) 씨는 오후 1시 15분 근처에서 붙잡았다. 남은 한 명인 C(35) 씨는 오후 5시 4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붙잡혔다.
용의자들은 피해 여성을 살해한 뒤 대전시 대청댐 인근에 매장했다고 자백했고 경찰은 현장에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의 차량에선 혈흔과 흙이 묻은 삽, 케이블타이 등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들도 발견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가상화폐 관련 사건에 연루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