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선거 잡는다는 선관위가 이 지경이니"···선관위 사무총장·차장,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사퇴
선관위 "특감 결과 따라 징계·수사요청 등 조치"
국민의힘, 선관위원장 사퇴 요구, 대응 주목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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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5 15:50 | 최종 수정 2023.05.2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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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특혜채용 의혹을 받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찬진 사무총장(장관급)과 송봉섭 사무차장(차관)이 25일 동반사퇴했다.
선관위는 이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채용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됐으며 이후에도 특혜를 받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자녀 특혜 의혹의 대상이 된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은 사무처 수장으로서 그동안 제기된 국민적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진행 중인 특별감사 결과에 상관없이 현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오늘 오전 현안 관련 긴급 위원회의를 개최했다"며 "최근 드러난 미흡한 정보보안 관리 및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채용 특혜 의혹 등으로 국민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그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했다.
선관위는 “사무총장·차장의 사퇴와 상관없이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 및 자체 전수조사를 통해 전·현직 공무원의 자녀 채용 관련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징계 또는 수사 요청 등 합당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최근 들어 잇따라 고위직 자녀의 특혜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선관위의 직전 사무총장이었던 김세환 전 총장의 아들이 인천 강화군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지난 2020년 선관위로 이직하고, 6개월 뒤 7급으로 승진한 사실이 드러나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됐다. 김 전 총장은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 논란에 이어 자녀 채용 특혜 의혹까지 터지며 지난해 3월 사퇴했다.
또 박 사무총장의 딸이 광주 남구청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선관위에 채용됐고, 송 사무차장의 딸도 충남 보령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2018년 선관위에 채용됐다.
선관위 측은 “채용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됐으며, 이후에도 특혜를 받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아빠 찬스' 등으로 논란이 커지자 선관위는 특별감사위원회를 설치해 특별감사에 나섰다.
여권은 사무총장·차장을 넘어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노 위원장은 도대체 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건가. 총체적 관리 부실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 건가"라며 "그러려면 차라리 그 자리를 내놓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불거진 북한의 선관위 홈페이지 해킹 의혹과 관련해서는 "선관위 정보보안체계에 대한 국가정보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외부 기관과의 합동 보안 컨설팅 절차도 신속하고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