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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대표부 “유포 독극물 의심 소포는 중국발, 타이완은 경유만”

타이완발 독극물 의심 소포 21일 하루에만 전국서 987건 신고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7.22 14:17 | 최종 수정 2023.07.22 20:28 의견 0

주한타이완(臺灣)대표부는 최근 타이완발 국제우편물로 추정되는 소포에서 독극물 의심 물질이 전국에 유포된 것과 관련해 “해당 소포는 중국발로, 대만을 경유해 한국으로 최종 도달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한타이완대표부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20일 한국의 울산 복지시설에서 타이완에서 발송된 것으로 알려진 소포를 개봉한 후 관계자 3명이 호흡곤란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며 “현재 한국 대부분 매체가 ‘타이완에서 발송된 수상한 소포’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으며 지방정부도 지속적인 긴급 재난 문자, 안전 안내 문자 발송, 국민들에게 타이완 및 타이베이발 소포를 개봉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완에서 발신된 정체 불명의 노란색 우편물. 경찰청 제공

이어 “주한타이완대표부는 이번 사안을 즉각 우리 재정부관무서(財政部關務署·타이완의 세관 업무 기구)에 통보해 조사를 진행토록 했다”며 “조사 결과 해당 소포는 중국에서 최초 발송돼 타이완을 중간 경유한 뒤 한국으로 최종 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주한타이완대표부는 “이상의 조사 결과와 관련 자료를 즉각 한국 경찰 및 유관 기관에 공유했고, 현재 양국 관련 부처는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공조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돼 이를 열어본 원장과 직원 등 3명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병원에 입원했고 현재 증세가 호전돼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

20일 여러 곳에 이어 21일에도 신고가 잇따라 21일 하루에만 987건이 신고됐다. 특히 경남 함안의 한 업체는 두 달 전 수취인 불명의 비슷한 국제 소포가 배달됐지만 뜯지 않고 있다가 울산 건을 보고 신고해 이미 오래 전에 비슷한 소포가 국내에 배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오후에는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에서 독극물 의심 소포가 접수돼 건물이 전면 통제됐고, 서울 서초우체국에도 해외에서 온 수상한 소포가 보관돼 있는 것을 발견해 직원과 고객을 대비시킨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 말고도 서울 용산 ·은평·송파우체국에서도 유사한 해외 발송 소포가 발견됐다.

21일 독극물 의심 우편물 소동이 일어난 서울 중앙우체국 정문. 현재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캡처

소포에서 나온 물질은 흰색의 반죽 또는 가루 형태 등 두 가지였는데 특별한 냄새는 나지 않는다. 울산에서는 이 물질을 피부에 접촉한 피해자는 손발 저림,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이 소포로 인한 피해 사례가 접수된 것은 없다.

혼란이 잇따르자 서울시는 21일 오후 8시 18분쯤 “오늘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이 여러 곳에서 신고되고 있으니 출처가 불분명한 우편물을 열어보지 마시고 112나 119에 즉시 신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보냈다.

서울 용산구도 이날 오후 8시 53분 구민들에게 “중국·타이완발 유해 물질로 의심되는 해외 우편물(소포 형태)을 수령하신 용산구민은 개봉하지 말고 즉시 112 또는 119로 신고해 달라”는 안전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사례가 지속 발생하자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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