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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알뜰하게 준비했나"···서부경남 주요 지자체의 '민방위 훈련' 품평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8.24 01:47 | 최종 수정 2023.08.26 14:44 의견 0

23일 전국에 걸쳐 민방위 훈련이 있었습니다. 오후 2시부터 20분간 진행된 이날 훈련은 일반국민들도 참여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무려 6년만입니다.

그동안의 민방위 훈련은 공무원들만 하는 행사로 인식됐습니다. 국민은 '소 닭 보듯' 도외시했지요. 과하게 말하면 이렇게 '가오(폼)'를 잡는 것이 정상인 양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재해와 재난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바로 내 코 밑에서 또아리를 튼 뱀처럼 도사리고 있습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폭우로 목숨을 다투는 긴박한 경우가 옆에 벌어지고, 흉기 난동 등 부지불식간에 아찔한 사고들이 납니다. 애써 못 본 척하기론 너무 불안한 장면들입니다. 나의 생명을 위협하는 만만찮은 도전들이지요.

민방위 훈련과 같은 대응 훈련을 몇 번 해 본 사람과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해결하는 능력은 천양지차입니다. 살고 죽음의 갈림길도 되지요. 심폐소생술은 전문가만 하는 것이라고 여겼지만 일반화 되니 길거리에서 갑자기 쓰러진 분을 살리는 일반인들을 자주 봅니다. 충북 오송지하차도 침수로 인한 참사도 사전에 비슷한 훈련을 했다면 더 신속히 움직였겠지요. 이래서 사전 훈련은 매우 중요합니다.

민방위 훈련을 '민방공 훈련'으로도 부릅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같은 공습 상황이 발생할 때 대피하는 요령을 익히기 위한 훈련도 하기 때문입니다.

경남 서부지역 지자체를 중심으로 23일 실시한 민방위 훈련 모습을 비교 소개합니다. 지역별 훈련 내용에 다소 차이는 있네요.

■진주시

진주시는 이날 을지연습 경남도 대표 실제 훈련(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 발전소), 을지연습과 연계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중앙지하도상가)을 했다.

경남도 대표 훈련으로 선정된 실제 훈련은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 40분부터 시작됐다. 남강댐 발전소에 적 특수작전부대의 총기 난사 및 드론테러로 화재가 발생, 인명 피해와 함께 발전소 건물이 일부 손상된 상황을 설정했다. 15개 기관 200여 명이 참여했다.

▶실제 훈련(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 발전소)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발전소에서 진행된 경남도 대표 실제 훈련의 참관인들

드론테러로 남강댐발전소에 큰 화재가 발생한 상황

소방 차량이 화재가 난 건물에 물을 뿌리면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경찰 헬기와 드론으로 인원을 구하는 등 상황을 제압 하는 모습

▶공습 대비 민방위훈련(중앙지하도상가)

진주 중앙지하도상가 시범대피소에서 민방위 훈련 참가자들이 국민행동요령 교육을 받고 있다.

119 구급대와 소방 차량이 긴급 출동하고 있다. 긴급상황 발생 때의 길 터 주기 훈련이다. 이상 진주시 제공

■ 합천군

합천군은 수자원공사 합천댐지사에서 합천댐 폭탄테러에 따른 종합대책 실제 훈련을 했다.

훈련은 국가 중요시설인 합천댐발전소에 테러범이 폭발물을 설치해 건물이 파괴되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민심이 동요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유관 기관 합동으로 소방굴절차, 펌프차, 수색드론 2대 등 14종의 각종 장비가 동원돼 실전을 방불케 했다.

수자원공사 합천댐지사 폭탄테러 가상 훈련에서 직원들이 긴급히 피하고 있다.

을지연습 실제 훈련에서 의료진과 소방 관계자들이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소방 차량이 화재가 난 건물에 물을 뿌리며 진압하고 있다. 이상 합천군 제공

■함양군

함양군은 군청 등에서 실시된 민방위 훈련에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개인 위급 상황 때 요긴한 교육들을 마련했다.

민방위 훈련 참가자들이 심폐소생술과 구조대 사용법을 교육 받고 있다.

민방위 훈련 참가자들이 교육을 받은대로 실제 심폐술을 해보고 있다.

함양군은 을지연습 첫 날인 21일 군청 구내식당에서 점심밥으로 주먹밥과 고구마를 배식했다. 국가비상사태 발생 때 물자공급 차질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식량 부족 상황을 가정한 메뉴다. 비상식량 급식 체험을 하며 실전 감각을 익히고 안보의식을 고취했다.

진병영 함양군수 등이 주먹밥과 고구마 배식을 받고 있다. 이상 함양군 제공

■창원시

▶대피 훈련

창원시는 시범대피소인 성산구 중앙동 ‘경남은행창원영업부 앞 지하도 민방위대피소’에 하종목 제1부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 대피 유도 등의 훈련을 지휘했다. 성산소방서 강사를 초빙해 올바른 소화기 사용법 등 가까운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행동요령 교육도 했다.

시는 또 시청 직원을 대상으로 공습에 대비한 민방위 대피 훈련을 했다. 직원들은 직장민방위대의 안내로 성산아트홀 대피 공간으로 이동한 뒤 비상시 국민행동요령 및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

대피 비상사이렌이 울리자 직원들이 대피하고 있다.

직원들이 안내 직원의 통제 속에 대피해 있다.

소방 대원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화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국가중요시설인 국방과학연구소 방호 실제 훈련

창원시는 전날인 지난 22일 오후 2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국가중요시설 방호 실제 훈련’도 했다. 을지연습과 연계해 국방과학연구소, 진해기지사령부, 진해경찰서, 한국전력, KT 등과 함께 국가중요시설 폭발물 폭발 상황을 가정해 수색정찰, 폭발물 처리 및 시설물 피해 복구 등 처리절차를 시범식 훈련이 아닌 숙달식 훈련으로 진행했다.

훈련에는 진해구청, 진해기지사령부(대테러특임대, 드론경계반, CRRT, EOD), 진해경찰서, 한국전력 경남본부, KT창원법인지사 등 80여 명이 참여했다.

훈련은 국방과학연구소 본부 폭발음 청취 및 미상의 연기 발견을 시작으로 ▲현장 지휘소 개소 ▲차단선 점령 ▲수색정찰 ▲폭발물 처리 및 시설물 피해복구 순으로 진행됐다.

국군 화학테러 대응요원이 기기를 활용, 폭발물을 터뜨리고 도망 간 혐의자를 찾기 위해 띄운 드론을 통해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대테러 전문 요원들이 폭발물이 터진 현장의 오염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측정 기기를 끌고 현장으로 가고 있다. 이상 창원시 제공

■산청군

산청군은 민방위 훈련 대피 시범훈련장소인 산청군문화예술회관에서 이승화 산청군수를 비롯해 주민 40여 명이 참여해 지하 1층으로 대피 훈련을 했다. 이어 산청소방서와 함께 비상시 국민행동요령과 심폐소생술, 방독면 착용 교육을 했다.

민방위 훈련 참가자들이 방독면 쓰는 법과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있다.

유독물질 발생에 대비한 방독면을 쓴 모습. 방독면은 잘못 쓰는 경우가 많아 쓰는 법을 잘 익혀 놓으면 좋다.

소방 대원이 방독면을 제대로 썼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여과기를 막아 공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잘 쓴 것이다.

산청군은 또 이날 군청 구내식당에서 '을지연습 전쟁식 체험 행사'를 가졌다. 훈련 참가자들은 보리밥과 삶은 고구마 등을 먹으며 6·25전쟁 당시 피란 생활을 간접 체험했다. 산청군 관계자는 “전쟁 등 비상사태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대부분인 만큼 비상급식 체험을 통해 긴급 상황 대처 요령을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승화 산청군수가 점심으로 고구마를 식판에 담고 있다.

■사천시

사천시는 사천정수장에서 민관, 군경, 소방 합동 드론테러 종합대응 훈련을 했다. 훈련은 축동면행정복지센터 주관으로 드론, 화생방 정찰차, K-10 제독차량, 소방 펌프카 등 28종의 장비를 동원, 실전 같은 분위기 속에서 현실감 있게 진행됐다.

사천시와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서부권지사, 육군 제8962부대 1대대, 제3훈련비행단, 사천경찰서, 사천소방서 등 6개 기관 8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드론테러에 의한 사천정수장 독극물 살포와 핵심 시설인 약품저장탱크에 폭발물이 터져 사상자가 나오는 상황을 가정해 유관 기관들의 긴밀한 공조와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점검했다.

소방 대원들이 사천정수장에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약품저장탱크에 폭발물을 설치한 테러법이 붙잡혀 이송되고 있다.

사천정수장은 경남 서부권 지역 7개 시군에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는 남강댐 계통 광역상수도와 사천시, 통영시, 고성군의 지방상수도를 운영하는 국가중요기반시설이다.

■하동군

하동군은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22일 한국남부발전(주) 하동빛드림본부에서 민‧관‧군‧경‧참관인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중요시설 테러에 따른 실제 훈련을 했다.

훈련은 적의 드론 공격으로 하동빛드림본부 통합방재센터 건물 일부 및 주요 시설이 파괴되고 고정간첩 침투에 의한 폭탄테러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대량 사상자 및 화재가 발생하는 가상상황을 설정했다.

훈련에는 하동군을 비롯해 군부대, 경찰서, 소방서, 하동빛드림본부, 한전, 여성민방위기동대 등 8개 기관·단체 인력 150여 명과 장갑차·소방차·펌프차·구급차·전기설비 복구차 등 각종 장비 18여종이 동원됐다.

특히 훈련에는 마을이장과 주민, 여성민방위대원 등 100여 명이 참관인으로 참여해 돌발상황 대응능력 향상은 물론 각종 재난 위험성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한국남부발전(주) 하동빛드림본부에서 대테러 실전 훈련을 하고 있다.

하승철 하동군수가 을지연습과 관련해 실전에 준할 정도로 임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동군 등 지역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을지연습 전시 현안 과제를 놓고 토의를 하고 있다.

■고성군

고성군은 22일 고려화공에서 진행된 을지연습 실제 훈련에서 ▲테러 상황 최초 상황 전파 및 대응 활동 ▲테러범 진압 및 화재 진화 ▲인명구조 및 환자이송 ▲긴급복구 순으로 생동감 있는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고성군, 고성경찰서, 제8358부대 2대대 등 8개 기관 140명이 참여했다.

장갑차가 동원된 가운데 고려화공에서 진행된 대 테러 진압 훈련 모습

특공대원들이 테러범을 붙잡아 압송하고 있다.

사고현장에서 구조된 사람을 응급조치 하는 모습

심폐소생술 교육 장면

이상근 고상군수가 방독면을 쓰고 있다.

이상근 고성군수가 직접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이상 고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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